
SK그룹이 자금 확보를 위해 시장이 선호하는 핵심 자산부터 매각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이른바 ‘두 번째 빅딜’을 통해 약 6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SK가 실질적이고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대기업들의 자산 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빅딜은 SK가 보유한 핵심 자회사들의 지분을 시장성 높은 자산 위주로 선별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상장사 지분을 활용하거나, 사업성 높은 유망 분야에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SK는 이미 작년 말부터 비핵심 자산 정리, 사업구조 슬림화 등 전방위적인 재무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딜은 그 일환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SK가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간파해 '알짜 자산'부터 내놓았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큰 자산보다는 수익성이 검증된 분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매각 과정에서의 디스카운트를 최소화했다. 특히 AI,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자산을 중심으로 시장의 투자 수요가 집중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6조 원 규모 자금 확보는 SK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향후 전략 투자 재원 마련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금리 고공행진,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경기 둔화 우려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SK는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주요 계열사가 막대한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SK의 이번 빅딜이 향후 대기업들의 재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확대와 인수합병을 병행하면서 차입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고, 그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커져왔다. SK는 이 같은 환경에서 ‘시장 친화형 매각’을 택함으로써, 자산 효율화를 통한 실질적 개선이라는 사례를 제시한 셈이다.
또한 이번 딜은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기 자금 확보에 급급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적 기반 마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SK는 향후 바이오, 반도체 소재, AI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우량 자산의 매각이 그룹의 미래 성장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SK는 핵심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철저히 재무적 판단과 전략적 판단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SK는 3조 원 안팎의 추가 유동성 확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장기적인 사업 재편 시나리오도 함께 주목되고 있다.
결국 SK의 이번 ‘두 번째 빅딜’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위기 속에서도 시장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유연성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시장과의 소통’이 기업 생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SK가 보여준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재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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