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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도료부터 보안잉크까지…건자재 한계를 넘은 ‘혁신 페인트’의 반란

mellow7 2025. 5. 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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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단순 색칠에서 최첨단 소재로, 페인트가 바뀌고 있다

“페인트는 이제 벽에만 바르지 않는다.”
한때 건물 외벽이나 가구 마감재 정도로 인식되던 페인트 산업이 이제는 군사, 보안, 에너지, IT를 아우르는 첨단 소재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색소와 바인더의 혼합물이지만, 그 안에는 적외선 흡수, 자외선 차단, 전자파 차폐, 나노 분산기술, 위조 방지 기능까지 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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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로는 스텔스 전투기용 도료, 화폐 위조 방지용 보안잉크, 건물 온도 조절용 열차단 페인트, 전기차 배터리 냉각을 돕는 방열 도료 등이 있으며,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들이 이 ‘하이엔드 페인트 시장’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건자재를 넘어선 ‘혁신 페인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본론: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서도 몰랐던 첨단 소재, 페인트의 재발견

1. 스텔스 도료: 보이지 않는 기술, 보이지 않는 전투기

대표적인 고기술 응용 사례는 **스텔스 전투기용 레이더 흡수 도료(RAM, Radar Absorbing Material)**다. 이는 적외선, 레이더파, 전자기파를 흡수해 전투기의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이는 핵심 소재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F-22와 F-35 전투기는 도료만으로 기체의 RCS를 탁구공 크기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도료는 수백 번의 도포-건조-도포 공정과 수 나노미터 단위의 층구조 설계 기술이 동원된다.

최근에는 한국, 중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LG화학, 한화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등도 군수 산업용 나노페인트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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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안잉크: 화폐, 여권, 상품의 가짜를 막는다

또 하나의 고부가가치 시장은 보안잉크(Security Ink) 분야다.
보안잉크는 일반인이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지만, 특정 파장(자외선, 적외선 등)에만 반응해 정품 인증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지폐, 여권, 신용카드, 고가 의류 라벨, 백신 라벨 등 위조 위험이 높은 곳에 널리 쓰인다.

특히 우리나라 조폐공사와 LG화학, DNP(일본), SICPA(스위스) 같은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도 중이다. 최근에는 양자점 소재를 활용해 복제 불가능한 나노패턴을 적용하는 기술도 등장해, 물리적 위조 방지 기술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3. 건물 외벽? 이젠 에너지 절감까지 하는 ‘기능성 페인트’

기후위기 시대, 페인트는 온도 조절 도구로도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열차단 페인트다. 태양광의 적외선 파장을 반사해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갖췄으며, 냉방비 절감 효과가 있어 학교, 물류센터, 산업단지, 공공건물 등에서 대량 적용되고 있다.

반대로 겨울철엔 열 방출을 억제하는 열보존 도료도 있으며, 이는 이중창 시공 없이도 창문에 필름처럼 발라 단열 효과를 준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이들 페인트의 건축 필수 자재화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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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기차와 IT기기에도 ‘페인트’가 들어간다

전자기기의 열 방출, 방수, 정전기 방지, 전자파 차폐에도 페인트가 쓰인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셀 외벽, 데이터센터 내 서버 냉각장치, 스마트폰 메인보드 보호 도료 등에 적용되는 고기능성 나노도료는 미세한 조성 차이만으로도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아크조노벨, PPG 등 글로벌 페인트 제조사는 이 분야에서 전기차 OEM 전용 도료, 서버 냉각 전도 도료, 전자파 차폐 코팅제 등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으며, 페인트 기업이 반도체나 배터리 업계와 기술 제휴를 맺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론: 색을 입히는 산업에서, 가치를 코팅하는 산업으로

이제 페인트는 더 이상 ‘마감재’가 아니다. 기능, 기술, 신뢰를 입히는 고부가가치 소재 산업이다.
군사, 보안, 에너지, 전자 등 산업의 최전방에 투입되며 그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는 곧 페인트 기업이 단순 건자재 기업을 넘어 첨단소재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삼화페인트나 노루페인트도 더 이상 아파트 외벽 색상만 고르는 기업이 아니다. 군사 기술, 에너지 절감, 바이오 인증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직·간접 진출하며 기업가치를 새로 쓰고 있다.

향후 K-페인트가 'K-방산', 'K-반도체', 'K-보안' 산업과 융합하며 ‘도료 이상의 산업’을 창출해 낼지, 기술계와 투자계가 동시에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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