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메디컬 뷰티 붐, 실적보다 앞선 '카드 긁는 트렌드'
피부 탄력, 리프팅, 주름 개선은 이제 더 이상 고가의 외과적 시술이 아니다. '시술은 일상, 시술기는 소비재'라는 트렌드 속에, 국내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의 결제 데이터를 보면 이런 변화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바로 클래시스(클라투, 슈링크)와 제이시스메디칼(울핏) 같은 K뷰티 메디컬 디바이스 대표 기업들의 카드 결제액이 1년 새 2~3배 급증했다는 점이다. 의료기기 산업은 기본적으로 병의원 단위의 B2B 거래가 주류지만, 이처럼 카드 결제 트렌드가 뚜렷해졌다는 건 개인이나 병원 관계자들이 제품 구매나 렌탈, 유지보수 비용을 카드로 결제할 만큼 '현장 소비'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업황 호조가 아니다. K뷰티의 세계적 부상과 미용의 '일상화' 흐름이 만나 의료기기 산업의 소비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론: 왜 지금, 의료기기 카드 결제가 급증하나
1. 미용시술의 대중화 → 소형 병원 중심 소비 확대
슈링크(클래시스), 울핏(제이시스메디칼) 같은 장비는 과거엔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일부 전문 병의원에만 들어가던 고가 장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뷰티클리닉, 동네 의원, 심지어 피부관리실 수준의 뷰티샵까지 장비를 구입하거나 렌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1인 경영 클리닉" 증가, MZ세대의 조기 피부관리 습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미용 수요 변화 등과 맞물린다. 이 같은 현장은 현금 대신 할부형 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결제데이터에도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 카드결제 2~3배 급증은 소비 전환의 방증
국내 주요 카드사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클래시스와 제이시스메디칼의 브랜드명 결제 건수 및 금액이 평균 200~3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00만 원 이상 고가 장비 관련 결제 비중이 늘었으며,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결제 비중이 확대됐다.
이는 단순한 재고 채우기나 일시적 수요가 아니다. 신규 개원, 장비 교체, 기능 업그레이드 등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슈링크 유니버스, 울핏 플러스 등 프리미엄 라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런 구매 패턴은 고정비 지출의 합리화와 빠른 수익 회수 구조를 지향하는 미용 클리닉 시장의 특성과도 부합한다.
3. 해외 수출이 아닌, 국내 소비만으로도 상승세
일반적으로 K뷰티 의료기기 기업들의 성장은 해외 수출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번 카드 결제 증가는 순수 국내 소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업계 내에서도 “내수 저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2024년 이후 중국발 리스크로 수출 다변화가 과제인 상황에서, 국내 시장 자체가 ‘소비자→의료기기→클리닉’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4. 고도화된 장비가 ‘필수 장비’가 되는 시점
단순 레이저를 넘어 고주파, HIFU(고강도 집속초음파), 멀티모드 복합장비가 병의원 운영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이제는 기기를 들여놓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다.
한 개원 원장은 “환자들이 슈링크나 울핏 장비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내원한다”며, 장비 자체가 마케팅 수단이자 신뢰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기 도입을 카드로 분산 결제하려는 수요를 높이는 배경이 된다.
결론: 카드 긁히는 만큼, K의료기기는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과거 미용 의료기기는 수억 원대 장비를 병원이 일시불로 구매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은 ‘합리적 소비’, ‘빠른 수익 회수’, ‘브랜드화된 시술’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등장하며, 클래시스와 제이시스메디칼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 시장이 리테일 수준의 소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실적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K뷰티 의료기기가 ‘고가 의료기기’에서 ‘대중적 시술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두 기업은 카드 결제 추세에 맞춰 전용 할부 프로그램, 정기 렌탈 패키지, 유지보수 결합형 판매모델도 확대하고 있다.
결국 카드 한 장을 긁는 작은 변화는 K의료기기의 미래 지형도를 다시 쓰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된 이 흐름은 머지않아 글로벌 미용기기 시장의 결제 패러다임까지 흔들 수 있는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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