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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말고는 없다”…AI 전쟁서 밀려나는 K반도체, ‘한국 패싱’ 현실화

mellow7 2025. 5. 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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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HBM만 빛날 뿐, AI 생태계에서 멀어지는 한국

AI 산업의 본격적인 도약기, 모든 국가와 기업이 차세대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인재와 인프라를 집중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고성능 메모리 ‘HBM(High Bandwidth Memory)’ 하나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외 영역에선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AI 코리아 패싱’이다.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이, AI 생태계 주도권에서는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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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HBM이 전부인 현실, 왜 AI는 한국을 지나치는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유일한 반짝이는 존재는 ‘HBM’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100, H200, B100 등에 HBM3E를 독점 공급하며 전 세계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역시 HBM4 양산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AI 반도체의 두뇌인 GPU와 AI 알고리즘, 프레임워크 소프트웨어, 대규모 AI 팜 운영 등 나머지 핵심 전선에서는 한국의 존재가 미미하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설계 기술의 부재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이 AI용 GPU와 CPU를 자체 설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설계보다 제조(파운드리 및 메모리)에 집중되어 있다. 시스템 반도체 비중이 GDP 대비 1%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대형 AI용 반도체의 독자 설계는 여전히 먼 이야기다. 미국이 ARM 기반의 전용 AI 칩을 각사별로 커스터마이징해 속도 경쟁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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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문제는 생태계 구축 실패다. AI는 반도체 하나만으로 완성되는 산업이 아니다. GPU 위에 올라가는 학습모델, 이를 훈련시키는 소프트웨어 인프라, 실제 데이터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등 전체 스택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 중 어느 하나도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 유수의 AI 스타트업조차도 클라우드는 AWS나 구글을 쓰고, 학습 프레임워크는 PyTorch와 TensorFlow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한국에 대한 시각도 명확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아시아 AI 인프라 거점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엔비디아는 대만에 글로벌 R&D 센터를 열겠다고 선언했고, 구글과 아마존은 이미 싱가포르와 인도를 AI 거점으로 지정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은 HBM은 잘 만드니 공급처로만 활용하고, 전략적 AI 투자는 패스한다’는 게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결론: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 패러다임 전환 절실

“한국은 HBM만 만들고 있다”는 말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의 취약점을 지적하는 경고다. 반도체 제조 기술만으로는 AI 시대의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설계, 알고리즘, 시스템 통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전략과 규제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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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수년 전부터 ‘AI 2030 전략’을 내세워 중앙정부 차원에서 투자와 교육, 산업을 통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민간 주도지만 연방정부가 국방과 교육, 클라우드 인프라를 총망라해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개별 기업의 성과에만 의존한 채,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나 인재 확보 전략은 미흡하기만 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HBM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AI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 기술로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 또, 인재를 국내에 붙잡아둘 수 있는 연구 인프라와 유인책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규제 완화, 전력 공급 안정화, GPU 인프라 투자 등의 정책적 기반도 시급하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산업과 안보, 그리고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다. 지금처럼 'HBM 외엔 별 볼 일 없는' 구조로는, AI 패권경쟁의 끝에서 뒤처진 ‘부품 공급국’으로 남을 뿐이다. K-반도체가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금이 변곡점이다. HBM 다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한국은 AI 전쟁에서 완전히 소외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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