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1.2억 원 선이 붕괴되며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흔들렸다. 이른바 ‘검은 월요일’은 전통 자산 시장을 넘어 가상자산까지 휩쓸며, 투자자들의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8일 오전, 비트코인은 글로벌 거래소에서 8만 6천 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한때 한화 기준 1억 1,900만 원대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1억 2,600만 원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5%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이더리움 역시 4,100달러대에서 3,850달러 선으로 밀리며 6%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솔라나, 아발란체, 폴리곤 등은 8~12%대 하락률을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급격한 매도세가 퍼졌다.
이러한 급락의 원인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닌,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 불안감과 맞물려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암호화폐 역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어 대거 매도된 것이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 결정타가 됐다.
최근까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서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이후 기관 자금 유입 기대감에 따라 강한 랠리를 보였지만, 시장의 급변하는 분위기에 발목이 잡혔다. 일부에서는 "기관 자금은 단기성 투기적 성격도 강하다"는 지적과 함께, ETF 호재가 실질 수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급락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충격도 적지 않다. 한때 1억 3,000만 원에 육박했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1.2억 아래로 떨어지자, ‘물타기’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패닉셀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형 거래소의 접속이 일시 지연될 정도로 매도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 조정일 수는 있지만,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당분간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가상자산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1억 2천만 원이 심리적 지지선이었는데, 여기가 붕괴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번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ETF 시대 이후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달라졌다”며 “지금은 출렁이는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이날 하락장에서도 고래(대형 지갑)의 매집 움직임이 일부 포착되며, 하락 속 저점 매수세 역시 존재함을 보여줬다.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과의 연결성이 커지며 이제 더 이상 별개의 시장이 아니게 됐다. 이는 곧 글로벌 경제의 충격이 디지털 자산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방향성은 전통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매크로 환경 변화와 정책 대응에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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