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주(內需株)가 선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각종 부양책을 예고하자,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반한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8일 한국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따라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장중 2% 넘게 빠지며 연중 최저치를 위협했고, 코스닥도 3%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유통, 음식료, 의류, 일부 건자재 업종 등 내수 소비와 밀접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상승 마감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이마트, 신세계, CJ제일제당, 오뚜기, LF, F&F 등이 있다. 특히 소비재 대장주로 꼽히는 CJ제일제당은 장중 2% 이상 상승하기도 했으며, 이마트 역시 최근 5일간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5% 넘게 올랐다.
정부는 최근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고, 고물가 대응 및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재정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는 만큼 2분기 중 소비 쿠폰, 에너지 바우처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 등 직접적인 체감 효과가 있는 정책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랜 기간 부진했던 외식·유통 관련주들은 ‘리오프닝 2.0’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에너지 요금 인상분에 대한 지원책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전기요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전통 제조 기반 내수기업들에 긍정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내수주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수 중심 업종은 환율이나 글로벌 수요 둔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방어적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수주 역시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과 금리 고점 기조, 실질소득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소매판매와 외식 매출 지표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처럼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내수주가 투자자들에게 ‘안전지대’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양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경우, 중소형 유통업체와 음식료 관련주 등 소비 민감 업종의 반등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 자금은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지만,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내수 중심 포트폴리오로 이동 중”이라며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종목 중심의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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