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정부뿐만 아니라 은행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제는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애국자’ 대접을 받는 시대.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이 출산·육아 가정에 연 10%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 상품과 현금성 혜택까지 내놓으며, 파격적인 금융 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실질적인 출산 장려 수단으로 진화 중인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은행의 '아이행복 적금'이다. 이 상품은 출생 1년 이내 자녀가 있는 고객에게 연 최대 10%의 금리를 제공한다.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출생신고 후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해 신한은행에 가입하면 된다. 기본금리는 34%대지만, 자녀 수, 육아지원 계좌 개설 여부, 관련 체크카드 이용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10%까지 받을 수 있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도 예금 금리가 34%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KB국민은행도 비슷한 적금을 내놓았다. 'KB맘편한적금'은 임신 중이거나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최대 금리는 연 7%. 여기에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이나 육아용품 등 추가 혜택도 제공된다. 출산과 육아에 실제 필요한 혜택을 골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하나 아이사랑 적금' 가입자에게 현금성 리워드까지 지급하고 있다. 자녀 수에 따라 최대 20만 원까지의 축하금이 계좌로 들어오며, 어린이 보험 무료 가입 혜택도 포함돼 있다. 해당 상품은 부모 중 한 명이 하나은행의 급여 이체 고객이거나 육아 관련 공공기관 서비스(예: 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들이 이렇게 출산·육아 금융상품에 힘을 쏟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래 고객'을 미리 선점하자는 전략이다. 자녀 한 명이 곧 가족 전체의 금융 흐름을 바꾸는 중심이 되기 때문에, 출산 시점에 금융 생활을 함께 시작하면 고객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위 상품들 대부분은 아이 명의의 주니어 통장, 청약, 보험 등 연계 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도 이런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저출산 대응 금융상품 확대를 장려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에는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 중이다.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을 넘어, 공공 정책의 연장선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연 10%라는 고금리는 대부분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가능하며, 조건을 일부만 만족할 경우 금리는 3~5%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상품 가입 전, 우대 조건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고금리 적금은 1년 만기, 월 납입 한도가 10만 원 이하로 제한돼 있다. 즉, 전체 목돈을 불리기보다는 ‘육아용 목돈 마련’이나 ‘자녀 명의 첫 금융상품’ 정도로 활용하는 게 적절하다.
그래도 아이 낳는 가정에는 작지만 실속 있는 혜택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장려금을 넘어, 매달 쌓이는 이자로 ‘육아를 응원받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실제로 맘카페나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10% 적금이라길래 사기인 줄 알았다”, “아기 태어나자마자 은행부터 달려갔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출산율 반등은 한 국가의 큰 숙제지만, 가정에게는 작은 실천의 연속이다. 그 작은 걸음을 위해 은행들이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이 낳으면 애국자라는 말, 이제 말뿐이 아닌 시대다. 고금리 적금과 현금 리워드까지, 이왕 낳는다면 혜택은 꼭 챙겨야 손해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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