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뜻밖의 국내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방산주,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 대장주, 그리고 게임주다. 겉보기엔 무역 불확실성 속에 리스크 회피 심리가 커질 법한 타이밍이지만, 이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줍줍’에 나섰다. 과연 그 이유는 뭘까?
먼저 이번 관세 이슈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공약으로 대중국 고율 관세 부활을 시사했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나 전기차 부품 관련주는 타격을 받았고, 일부 제조업 기반 주식은 외국인 순매도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외국인은 방산주를 사들였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은 이달 들어 꾸준히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수록 방산주는 ‘안정적 성장 테마’로 재조명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유럽, 아시아 등에서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의 방산 수출 지원 정책도 뒷받침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선 방산은 이제 경기 방어주를 넘어 ‘성장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네카오’로 대표되는 플랫폼 대장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규제 피크아웃 이후 실적 반등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열풍도 영향을 줬다. 네이버는 클로바X,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통한 AI 투자 확대를 알리며 관련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지금이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분위기다.
그리고 요즘 외국인의 포트폴리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게임주다. 특히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은 과거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주가 덕분에 ‘밸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대형 신작 출시, 웹툰·웹소설과의 IP 결합 시너지, 북미·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 확대까지 겹치며 성장 스토리를 다시 쓸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넥슨게임즈와 크래프톤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이러한 외국인의 선택은 단순한 투기성 베팅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방어력이 있으면서도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자금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관세, 환율, 지정학 변수에 취약하지만, 콘텐츠나 플랫폼, 방산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릴 수 있다. 그만큼 외국인의 매수 포인트는 명확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은 단기 이슈보다 중장기 펀더멘털을 본다”며,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방산, 플랫폼, 게임은 각각 다른 방향의 매력 포인트를 가진 섹터로, 균형 잡힌 리스크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시장에는 여전히 긴장이 흐른다. 관세 이슈가 현실화되면 국내 수출 의존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외국인의 방향성은 분명히 보였다.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종목을 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공포에 팔고, 기회에 사라’는 투자 격언처럼, 외국인은 지금 국내 증시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매집을 진행 중이다. 시장은 흔들리지만, 그들은 그 안에서 묵묵히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방산·네카오·게임株는, 지금 이 불확실성의 중심에서 반대로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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