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구독하면 할수록 지갑이 얇아진다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으로 무제한 시청’을 내세우며 출발했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그러나 최근 그 '한 잔 값'이 두 잔, 세 잔으로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등 글로벌 주요 OTT 플랫폼들이 줄줄이 요금 인상을 단행하며 소비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구독자 확보에 초점을 맞췄던 OTT 기업들이, 이제는 수익성과 주주 가치를 고려한 본격적인 수익 구조 개선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동시에 콘텐츠 제작비 상승과 계정 공유 단속, 환율 부담 등 복합적 요인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론: 주요 OTT, 어떻게 올랐나?
먼저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했다. 스탠다드 요금제 기준 월 13,500원이던 요금은 17,000원으로 26% 인상됐으며, 프리미엄 요금제는 20,000원을 넘긴 상태다. 특히 계정 공유를 차단하며 ‘공유 추가 요금’ 개념까지 도입해, 여러 명이 함께 쓰던 사용자들은 실질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디즈니+**도 뒤따랐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월 9,900원이었던 기본 요금제를 광고 포함/광고 없음으로 이원화하며, 광고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3,900원으로 인상됐다. 4K 화질, 동시 접속 기기 수 등 기본 혜택도 프리미엄으로 이동시켜, 이용자들은 ‘제값 주고 보려면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 하반기부터 글로벌적으로 요금 인상을 단행했으며, 한국 역시 개인 요금제가 기존 10,450원에서 11,900원으로 13% 가량 인상됐다. 가족 요금제의 경우 14,000원대에서 17,000원대로 올라 인상폭이 더 컸다. 콘텐츠 광고 제거, 백그라운드 재생, 유튜브 뮤직 등 혜택은 동일하지만, 체감 부담은 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OTT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티빙(TVING)**은 파라마운트+와의 통합,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이유로 요금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웨이브(Wavve) 역시 프리미엄 요금제 중심으로 가격 재조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결론: 소비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
OTT 요금 인상은 단순히 ‘몇 천 원 오른다’는 문제가 아니다. 평균적으로 23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가 많은 현실에서, 총 구독료는 월 3만5만원에 달한다. 이는 과거 유료 케이블TV 시청료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구독 피로감’과 ‘OTT 다이어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일각에서는 “기존 콘텐츠는 많지만, 신규 콘텐츠 질은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비용이 급등하면서 플랫폼들이 시리즈물이나 프랜차이즈 중심의 안전한 콘텐츠만 반복 생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요금은 올랐지만 콘텐츠 만족도는 제자리, 혹은 뒷걸음질이라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모든 OTT를 유지하기보다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 플랫폼만 선택적으로 구독하거나, 가족·지인과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결국 OTT 시장도 고도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단순한 구독 수 확보가 아닌 ‘충성도 높은 유료 고객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 요금을 올리는 것만큼이나, 그 요금을 납득시킬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올여름, 무심코 틀어놓은 드라마 한 편이 월 5만 원의 선택이 될 수 있다. OTT의 미래는, 더 이상 저렴한 대안이 아니다. 이제는 가장 비싼 여가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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