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같이 경제 공부/■ 뉴스 및 이슈

리튬값 90% 폭락…이제 전기차 가격도 내려갈까?

mellow7 2025. 4. 24. 09:33
728x90
반응형
SMALL

불과 2년 전만 해도 ‘하얀 석유’라 불리며 전기차 시대의 핵심 광물로 각광받던 리튬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의 가격 하락은 자동차 산업 전체의 수익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자연스럽게 “이제 전기차 가격도 싸질까?”라는 기대 섞인 질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서 곧바로 완성차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리튬값 하락이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은 광산-배터리-완성차로 이어지는 공급망의 복잡한 변수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728x90

리튬 가격, 2년 만에 90% 폭락

리튬 가격은 2022년 고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하락해 현재는 톤당 약 1만 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2022년 말 톤당 8만 달러를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90% 넘는 하락이다.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다. 코로나19 이후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자 각국이 리튬 채굴을 서둘렀고, 중국·호주·칠레 등 주요 생산국에서 신규 광산이 속속 가동에 들어가며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경기 둔화와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식었다.

이처럼 리튬 가격은 전형적인 버블 붕괴의 흐름을 따랐다. 수요보다 공급이 앞서고, 과잉 투자로 인한 가격 왜곡이 자연스럽게 조정된 것이다.

SMALL

전기차 가격, 당장 내려갈 수 있을까?

리튬 가격이 90% 하락했어도, 전기차 가격이 당장 90% 싸지지는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전기차 가격 구조는 배터리 가격뿐 아니라, 생산 설비, 소프트웨어, 반도체, 물류비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리튬은 배터리 원가의 약 1015% 정도를 차지하고, 배터리는 차량 전체 원가의 3040% 수준이다. 이를 계산하면 리튬값 폭락이 차량 가격 전체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을 장기 계약으로 확보해둔 경우가 많다. 고가에 체결된 계약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어, 실제 배터리 제조원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셋째, 완성차 업체는 가격보다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테슬라조차 리튬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보다는 고급 모델 출시와 기능 추가에 더 집중하고 있다.


리튬값 하락, 그래도 기대할 수 있는 변화들

리튬값 급락이 전기차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중저가형 전기차 확대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고가 배터리 원가가 줄어들면서, 보급형 차량 출시 여력이 생긴다.

현대차, 기아,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최근 3만 달러 이하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예고했다. 리튬값 하락은 이들 모델의 수익성을 높여주며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에겐 반가운 기회다. 대기업과의 원가 격차를 줄이고 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일부 중소 EV 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라인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반응형

배터리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

리튬값 하락은 배터리 소재 산업 전반에도 구조조정을 유발하고 있다. 고비용 광산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돼 가동이 중단되거나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리튬 정제 업체들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의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조정 압력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확보라는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소비자에게는 언제, 어떻게 돌아올까?

궁극적으로 리튬값 하락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1. 배터리 제조사의 단가 인하
  2. 완성차 업체의 가격 전략 변화
  3. 정부의 보조금 정책 유지 혹은 확대

이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전기차 시장은 실질적 가격 인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현재로선 2025년 하반기 이후 일부 모델에서 실질적인 가격 인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론: 리튬값은 싸졌지만, 전기차는 이제부터 싸진다

리튬 가격의 폭락은 전기차 대중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효과는 지금 당장보다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리튬값 안정세가 지속되는지, 배터리 업체들이 이를 얼마나 빨리 단가에 반영하는지, 그리고 완성차 브랜드들이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얼마나 전달하느지에 달려 있다. 전기차 가격 인하의 진짜 단맛은 이제부터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