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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Too Late"…트럼프, 파월에 책임 전가? 관세정책 실패의 출구 전략인가

mellow7 2025. 4. 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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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미 연준(Fed) 의장 제롬 파월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번엔 "Mr. Too Late(너무 늦은 사람)"이라는 조롱 섞인 표현을 쓰며, 미국 경제의 침체 조짐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연준의 ‘느린 대응’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트럼프 자신의 관세 정책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 회피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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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 때리기’, 단순한 비난일까?

트럼프는 최근 복수의 인터뷰와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 늦게 올리고, 너무 늦게 내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2021~2022년 인플레이션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점을 부각시키며, 파월이 "경제를 망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은 시기적으로 매우 전략적인 타이밍이다.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 유력 대선 후보로 다시 떠오른 트럼프는, 과거 자신의 대중 관세 정책이 미국 제조업과 소비자에게 미친 악영향에 대한 책임론을 피해야 할 정치적 동기가 있다.

‘관세 폭탄’의 역풍, 이제는 현실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이른바 ‘관세 폭탄’ 전략을 전개했다. 명분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의 기술 절도 견제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내 소비자물가 상승과 제조원가 인상,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왜곡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부품이나 완제품 대신 제3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디커플링 비용’이 상승했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전가됐다. 지난 2~3년 간 미국 내 고물가 기조를 만든 여러 요인 중 관세 정책도 주범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파월이 책임져야 할 문제일까?

연준은 통화정책을 담당할 뿐, 무역정책이나 관세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이 아니다.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비용 상승 요인인 관세 문제까지 해결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초기에 방치했다”고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보호무역 정책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CBO(의회예산국)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미국 가계에 연평균 600~1,200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겼다는 분석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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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위한 '스케이프고트'? 책임 전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트럼프가 파월을 ‘희생양’ 삼으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선 캠페인이 본격화되면서, 그는 ‘경제를 살린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회복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현 경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떠넘길 필요가 있으며, 독립성을 갖는 연준은 정치적으로 매우 적절한 타깃이다.

게다가 파월은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인사라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더해진다.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경제 전략을 이해하고 지지할 인물”이라며 파월을 선택했지만, 이후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자 연이어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이번 "Mr. Too Late"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반복되는 전형적인 **정치적 '거리두기 전략'**이다.

시장과의 거리감…투자자들은 냉정하다

트럼프의 발언이 연준의 독립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집중하고 있으며, 정치권의 압박은 ‘일시적 소음’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오히려 트럼프의 언급은 ‘정치적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 그가 재집권할 경우 다시 관세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와 제조업계는 ‘정책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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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트럼프의 화살은 파월을 향했지만, 그림자는 본인에게로

트럼프의 "Mr. Too Late" 발언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자신이 일으킨 정책 후폭풍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정치적 출구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유권자들과 시장은 과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단순한 책임 전가보다는 정책의 실질성과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의 발언은 정치적 레토릭이 경제적 현실을 덮을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는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 유권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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