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도 안 걸리네요!"
지난 3월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일부 구간이 시범 운행을 시작하자 직접 탑승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GTX-A는 서울과 수도권 외곽을 ‘30분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야심찬 교통 인프라 사업. 특히 파주와 일산 주민들은 한껏 고무돼 있다. 수년간 침체됐던 집값이 GTX-A 개통 기대와 함께 서서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출발해 일산 킨텍스, 대곡, 연신내, 서울역, 삼성, 동탄을 잇는 노선이다. 현재 파주서울역 구간은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정식 개통이 유력하다. 시범 운행 결과, 운정에서 삼성역까지 약 2530분 소요됐고, 이는 기존 지하철보다 최대 1시간 가까이 빠른 속도다. 이른바 '출퇴근 혁명'이라는 표현이 실감 날 정도다.
이러한 교통 혁신은 부동산 시장에 민감하게 반영되고 있다. 파주와 일산 일대는 지난해까지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으로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역. 하지만 GTX-A 실체가 가시화되자 다시 매수 문의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GTX 역세권 단지들은 호가를 소폭 올리거나, 급매물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예컨대 파주 운정신도시 A단지 전용 84㎡는 작년 말 4억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실거래가 4억8000만 원 선까지 회복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산 백석동, 정발산동 일대 구축 아파트들도 ‘대곡역 GTX 환승 수혜지’로 주목받으며 호가가 반등하고 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GTX-A 확정 이후 매수자들이 서서히 움직이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GTX-A는 단순한 교통망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교통 접근성을 넘어서 수도권 주거지 구조를 재편할 ‘게임체인저’라는 의미다. 서울과 1시간 이상 떨어졌던 외곽 지역이 사실상 30분 내 직주근접 생활권으로 전환되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들의 자산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GTX-A는 단순한 단선 철도가 아니라, B·C노선과의 연계로 수도권 전역을 하나의 순환망처럼 연결할 기반이다. 특히 대곡역은 B·C노선 환승 허브로 개발되고 있어, 이 일대 상권과 주거지 개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곡역 복합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 주변 집값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에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아직 전 구간이 완공되지 않았고, 정식 개통까지 변수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후속 노선인 GTX-B·C의 경우 민자 사업자 교체, 예산 문제로 인해 지연 우려도 있어 GTX 전체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최근 정부의 청약 규제 완화와 고분양가 논란이 겹치며, 일시적 반등이 구조적 회복으로 이어질지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TX-A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촉매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교통이 바꾸는 삶의 질은 생각보다 크고, 특히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주거 선택의 기준을 바꾸는 변수다.
파주·일산의 집값 회복세가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 혹은 ‘GTX시대의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이제 본격적인 개통 이후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30분 만에 강남을 찍고 돌아오는 삶이 현실이 되는 순간, 수도권 부동산의 판도도 다시 요동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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