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대 신흥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인도에서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합니다. 프리미엄 가전과 초저가 가전을 동시에 내세워 인도의 양극화된 소비 시장을 정조준하는 것입니다.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와 빠른 경제 성장, 도시화, 중산층 확산이라는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인도 시장은 LG전자에게 글로벌 성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인도에서 오랫동안 프리미엄 이미지를 다져왔습니다. 인도 시장에서 LG 냉장고, 세탁기, TV는 고급 가전의 대명사로 불리며, 상류층과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했습니다. 특히 2024년 기준 LG전자는 인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세탁기와 냉장고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도의 경제·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LG전자는 ‘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농촌과 저소득층 지역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초저가 스마트폰, 소형 TV, 저가형 생활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로컬 브랜드와 중국 저가 브랜드가 장악해온 이 시장에 LG전자가 진출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본격적인 점유율 전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LG전자는 인도 현지에서 초저가 모델 라인업을 새롭게 출시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생산과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특히 10만 원대 소형 TV, 20만 원대 저가형 냉장고, 30만 원대 세탁기 등이 현지 시장을 겨냥한 대표 상품입니다. 이들 제품은 최소한의 기본 기능만 유지하면서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춘 ‘가성비형’ 제품으로, 인도 농촌 시장과 중소도시를 주요 타깃으로 합니다.
한편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술 혁신과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AI 기능을 탑재한 올레드 TV, IoT 기반 스마트홈 가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초절전형 냉장고와 에어컨 등 최신 기술을 인도에 빠르게 도입하며 상류층과 고소득층 고객을 겨냥합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고급스러움과 합리성’을 모두 갖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입니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인도 투트랙 전략을 매우 현실적인 접근으로 평가합니다. 인도는 ‘한 나라 두 시장’으로 불릴 만큼 빈부 격차가 극명하고, 소비자들의 니즈가 양극화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충분한 성장을 이뤄내기 어렵고, 초저가 시장까지 포괄할 수 있는 폭넓은 제품 전략이 필수라는 분석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는 단순히 판매량만 중요한 시장이 아니라, 브랜드의 글로벌 위상 강화와 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거점”이라며 “현지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지속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관건은 현지 유통망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입니다. 이미 샤오미, 리얼미 같은 중국 브랜드들이 저가 시장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얼마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LG전자의 이번 투트랙 전략이 인도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지, 또 글로벌 가전 시장 판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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