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고급 수산물에서 ‘수출 걱정’ 품목으로 전락한 연어
한때 고급 수산물의 대명사였던 연어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관세 압박의 직격탄을 맞으며 가격이 반 토막 났다. 2025년 들어 특히 아시아 수요 감소와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요 연어 수출국인 노르웨이·칠레·캐나다 등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국내 수입업계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세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론: 아시아 식탁에서 멀어지는 연어, 美 시장도 ‘벽’ 생겨
글로벌 연어 시장의 가격 하락에는 두 가지 주된 요인이 있다. 첫째는 아시아 지역의 수요 둔화다. 중국과 일본,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에서 소비가 뚜렷하게 줄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일본 엔저 영향에 따른 수입 비용 부담, 한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외식 기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연어 소비의 주축이던 중산층이 외식보다는 집밥을 택하면서, 뷔페와 회전초밥 체인점 중심의 대량 소비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둘째는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다. 2024년 말부터 미국은 주요 연어 수출국에 대해 반덤핑 조사와 함께 평균 25~3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농가 보호’를 명분으로 한 조치였지만, 사실상 정치적 무역장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 인해 수출업체들은 미국 시장 대신 다른 수입국을 찾으려 하고 있으나, 이미 글로벌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체 시장 확보는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연어 공급은 줄지 않은 반면 소비는 급감했고, 이는 시장 가격 하락으로 직결됐다. 최근 기준 노르웨이산 생연어는 킬로그램당 6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1년 전 대비 거의 50% 가까이 급락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5달러 이하로 하락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결론: 연어값 더 떨어질 가능성…‘저가 수산물’ 전환점 될까
전문가들은 현재의 연어 가격 하락이 단기적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급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 회복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특히 고급 식자재로 인식돼 온 연어가 향후에는 대중화된 저가 단백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는 연어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편의점 도시락, 샐러드 상품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식 업계에서도 ‘연어 무한리필’이나 ‘연어 초밥 1+1’ 같은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호재지만, 연어 생산국이나 양식업체 입장에선 치명적인 가격 압박이다.
더불어 연어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항생제 사용 문제, 탄소 배출 논란 등이 ESG 기준 강화와 맞물려 수출 규제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즉, 연어 산업은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무역·소비 트렌드 변화의 교차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지금의 가격 하락은 연어산업 구조조정의 전주곡일 수 있다. 수요 회복 없이 공급만 계속된다면, ‘고급 연어’는 과거의 이미지로 남고, ‘싼 생선’으로 재편될지도 모른다. 연어 산업의 전환점에 우리가 서 있는 셈이다.
'◆ 다같이 경제 공부 > ■ 뉴스 및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전기, MLCC로 AI 서버 정조준…차세대 전장·데이터 시장 동시 겨냥 (2) | 2025.06.12 |
---|---|
감자값 1kg에 984원…“이렇게 싼 게 맞나?” 연중 최저가 배경은? (3) | 2025.06.12 |
‘막무가내’ 트럼프도 주춤…中 희토류 패권 앞에 흔들린 美 (0) | 2025.06.12 |
국산신약 3총사, 연매출 1조원 눈앞…글로벌 무대 정조준 (2) | 2025.06.12 |
외국인 4조 순매수…“코스피 3000 간다” 베팅, 진짜 돈이 움직인다 (3) | 2025.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