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K-신약, 이제는 ‘실적’으로 증명한다
국내 제약 산업이 오랜 시간 꿈꿔온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실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인 국산 신약 3총사,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종근당의 항암제 ‘캄토벨’이 각각 국내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국내 신약 기술이 더 이상 내수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개발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K-바이오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본론: 신약 3총사의 성장 비결과 글로벌 전략
첫 번째 주자는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2019년 출시 이후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수출 계약을 확대 중이다. 특히 위산 분비 억제 기전의 차별성과 하루 한 알 복용의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 현지 임상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글로벌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번째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다.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 수출 제품으로,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하며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이 10%를 돌파하며 ‘보톡스’ 아성에 도전 중이다. 더불어 유럽, 중동, 동남아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넘긴 상태다. 특히 대웅은 최근 ‘디에이치에이(DHA) 톡신’ 신제품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마지막은 **종근당의 ‘캄토벨’**이다.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적용 가능한 복합 항암제로, 최근 아시아·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을 낮춘 처방 조합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임상 데이터 축적에 따라 유럽 라이선스 아웃 논의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향후 바이오시밀러 기반 수익과 함께 캄토벨을 중심으로 한 혁신신약 매출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들 3사의 공통점은 R&D와 상업화 간 균형 잡힌 전략이다. 단순히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 진입 속도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병행하며 ‘매출로 증명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결론: K-제약, 이젠 수출 산업의 중심으로
국산 신약이 드디어 연매출 1조원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기술력의 자랑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간 국내 제약산업은 개발 이후 판로 확보, 해외 인허가, 글로벌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성장이 제한돼 왔지만, 최근 들어 신약 자체의 경쟁력과 판로 역량이 동시에 진화하면서 실적 기반의 도약이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이러한 성공 모델은 후속 신약 개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준다. 자금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며, 신약 R&D 투자 확대와 국내 바이오텍과의 공동개발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CJ헬스케어, 휴온스, 한미약품 등 후속주자들도 글로벌 임상 및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추진 중이다.
K-콘텐츠, K-푸드에 이어, K-바이오가 글로벌 산업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산 신약 3총사의 매출 1조 돌파는 단지 상징적인 숫자를 넘어, 이제 한국이 ‘글로벌 신약 개발국’ 반열에 올라섰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산업 전체의 눈높이도, 이제는 ‘기술 수출’에서 ‘직접 수익 창출’로 옮겨가고 있다.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제2막이 열리고 있다.
'◆ 다같이 경제 공부 > ■ 뉴스 및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토막 난 연어값…아시아 수요↓·미국 관세↑에 ‘이중고’ (1) | 2025.06.12 |
---|---|
‘막무가내’ 트럼프도 주춤…中 희토류 패권 앞에 흔들린 美 (0) | 2025.06.12 |
외국인 4조 순매수…“코스피 3000 간다” 베팅, 진짜 돈이 움직인다 (3) | 2025.06.12 |
“코스피 5000, 5년 내 가능하다”…전문가 60%의 낙관 속 전제조건은? (0) | 2025.06.12 |
경제활동인구 4명 중 1명 '60세 이상'…고령사회, 노동시장 패러다임이 바뀐다 (3) | 2025.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