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반찬 물가 주춤, 감자값 ‘뚝’ 떨어졌다
2025년 6월, 전국 도매시장에서 감자 1kg 평균 가격이 984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가까이 낮은 수준으로,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30%가량 저렴하다. 당장 장을 보는 소비자들은 반색하고 있지만, 농가와 유통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가격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일시적 가격 하락인지, 구조적 공급 과잉인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론: 감자값 하락, ‘공급 과잉+소비 위축’이 겹쳤다
감자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봄 작형의 풍작이다. 올해 3~5월 강수량과 일조량이 적절하게 분포되면서 주산지인 강원도와 충청북도 일대의 감자 작황이 예년보다 훨씬 좋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봄 감자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3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저장용 감자의 수확이 원활하게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공급이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소비 위축이 맞물렸다. 외식 수요 감소와 학교 급식 일정 축소, 식자재 기업의 감산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냉동감자 및 가공용 감자의 수요는 해외 수입제품 대체로 전환되면서 국산 생감자의 수요 기반이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밀가루·쌀 등을 이용한 식품 대체 트렌드가 확산되며 감자 소비의 비중 자체가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 구조상 중간 상인들의 재고 부담도 커졌다. 가격 하락에 따라 거래가 늦어지자, 일부 농가는 수확한 감자를 제값에 팔지 못하고 저장하거나 폐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떨어졌지만, 생산자 가격은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결론: 당장 싸지만, 농가 지속성은 빨간불
소비자 입장에선 감자값 하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마트와 전통시장에서는 감자 1박스(10kg) 기준 9천 원대에 거래되며, 감자탕집·샐러드 카페 등 외식 업계도 저렴한 감자 활용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배달·간편식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감자전·감자스프·감자볶음 같은 조리 상품군에 가격 인하 효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면 감자 재배 농가의 경영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수확량이 많아도 단가가 낮으면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이는 다음 해 파종 면적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은 이미 “2026년 봄 파종 의향이 급감할 수 있다”며 정책적 조정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정 수준 이하 가격일 때 수매 또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감자 가격 안정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또한, 감자 가공산업을 확대하거나 수출 채널을 다양화해 내수 공급 과잉을 구조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지금의 감자값 하락은 일시적 소비 혜택인 동시에, 농업 구조 불균형이라는 신호탄일 수 있다. 감자는 밥상 위의 흔한 식재료지만, 그 가격의 등락은 농민과 시장, 유통, 소비자의 연결 고리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싸다'고만 환호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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