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선거 때마다 주목받는 ‘행정수도’…그 외에는 침묵
세종특별자치시는 2012년 출범 이후 국가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분산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국책 도시로 탄생한 만큼 정책적 기대도 컸고, 정치적 논의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의 세종시는 선거철마다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그 외 시기에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자주 밀려나는 도시가 되고 있다. 특히 인구가 40만 명 선에서 정체되며 도시 확장성과 자립성 측면에서 ‘중간 규모 행정도시’라는 모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본론: 성장 정체의 구조적 원인과 정치적 소외감
세종시는 출범 초기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인구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되었고, 현재는 40만 명 수준에서 정체 중이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이전이 마무리되고 추가 이주 계획이 지연되면서 유입 모멘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 3권 분립 기관이 여전히 서울에 머물고 있어 세종의 ‘완성된 수도’ 이미지 구축에도 한계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세종은 자족기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업 유치는 부진하고, 산업기반은 미약하다. 행정기관 중심의 도시 구조로 인해 서비스·자영업 의존도가 높고, 대규모 민간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 이는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져 청년층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IT 중심 기업벨트 조성 등의 인프라 확장 계획이 수년째 지연되며 '말뿐인 미래도시'라는 인식까지 확산됐다.
정치적으로도 세종은 선거철에만 주목받는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정치인들은 ‘국회 세종의사당’이나 ‘완전한 행정수도 이전’을 약속하지만, 실제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공약은 반복되지만 실현된 성과는 적고, 이는 시민들에게 반복되는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특히 국회의 기능 일부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법안은 통과됐지만 실제 이전 시기나 예산 반영은 지지부진하다.
결론: ‘중간도시’로 머무를 것인가, ‘진짜 수도’로 도약할 것인가
세종시는 여전히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지닌 도시다. 그러나 지금의 세종은 인구 40만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갇혀, 정치와 행정 모두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선거 때마다 언급되는 도시가 아닌, 일상적 정책과 투자에서 중심이 되는 도시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세종의사당 조기 완공, 청와대 제2집무실 가동, 경제·산업 기능 강화 등 보다 구체적인 이행과 예산 반영이 시급하다.
또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 차원에서도 자립형 도시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인재와 기업이 머무는 도시, 일자리와 삶의 질이 공존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어야 진정한 수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세종이 정치적 상징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갖추기 위해선, 선거철이 아닌 평소에도 국가적 의제의 중심이 되는 변화가 필요하다.
세종은 더 이상 ‘미완의 도시’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도시의 다음 도약을 위한 실질적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다.
'◆ 다같이 경제 공부 > ■ 부동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똘똘한 한 채' 쏠림이 더 세졌다…강남은 신고가, 외곽은 얼어붙은 거래절벽" (0) | 2025.05.14 |
---|---|
서울 오피스 거래 ‘반토막’…공실률 3년 만에 최고치, 상업용 부동산에 먹구름 (0) | 2025.05.13 |
동북선 타고 변화하는 장위·월곡… 재개발에 탄력 붙었다 (1) | 2025.05.08 |
“2만 가구 재개발 ‘탄력’…서울 서남권, 주거벨트 대변혁 예고” (0) | 2025.05.07 |
전국 13만 채 빈집, 정부가 나선다…“관리·활용으로 슬럼화 막는다” (0) | 2025.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