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얼어붙은 오피스 시장…'불패 신화'도 흔들리다
2025년 상반기 서울 오피스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강남·광화문 등 주요 권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공실률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오피스 시장이 다시 위축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금리 고착화, 기업들의 사무실 축소 기조, 공급 과잉 우려까지 겹치면서 서울 핵심 상권 오피스마저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론: 거래 급감 + 공실률 상승, 이중고에 빠진 상업용 시장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서울의 오피스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거래금액으로 보면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2021~2023년 호황기와 비교하면 시장이 사실상 '멈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외국계 투자자의 이탈과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관망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편, 공실률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률은 **11.3%**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의도권역과 강서권역은 15%를 넘기며 ‘준공 후 장기 공실’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이는 과거 3~5%대 안정적 공실률을 유지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큰 변동이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 배경에는 기업들의 사무실 축소와 하이브리드 업무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IT, 금융, 스타트업 등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탄력근무를 고정화했고, 이에 따라 전체 사무 공간을 축소하거나, 공유오피스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이는 대형 오피스 수요를 줄이고, 기존 오피스의 재계약율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공급 확대도 공실률 상승의 한 원인이다. 최근 몇 년간 서울 주요 권역에 신축 프라임급 오피스가 잇따라 공급되며, 수요 대비 과잉공급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강남·성수 일대 대규모 개발지구 내 신규 오피스는 아직 주요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해 공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결론: 오피스 시장 ‘체질 변화’ 앞에 선 투자자들
서울 오피스 시장은 현재 **‘가격 피크 이후의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고금리 지속과 기업 수요 위축으로 거래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중장기적으로는 오피스의 기능 변화와 유연성 확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 이상 입지만 좋다고 임대가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투자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 보유형 투자보다 리모델링·용도 전환형 개발, 또는 중소형 임차 수요에 맞춘 맞춤형 설계 전략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ESG·에너지효율 등 건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투자도 필수로 자리잡을 것이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사용 행태와 자산 가치 평가 방식 자체가 바뀌는 시기에 들어섰다. 지금은 ‘기다리면 오른다’는 기존 상업용 부동산 신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 구조와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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