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역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GTX 노선이 확정된 부평과 남양주는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반면, 배제된 의정부는 실망감에 휩싸이며 민심이 들끓고 있다. 교통 인프라가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먼저 부평. GTX-B 노선의 정차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셋값과 매매가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부평구청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아파트는 "GTX 효과 선반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수도권 서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B노선의 핵심 중간지점이자, 인천 도심 접근성까지 겸비한 부평은 그야말로 '트리플 호재'를 안았다.
부평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최근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서울 거주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었다고 전한다. 실제로 GTX-B 정차역 확정 이후 1년 새 부평 일대 일부 아파트는 최고 1억 원 이상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전세가율 또한 꾸준히 유지되며 실거주 중심의 거래가 활발하다.
한편, GTX-D 유력 노선으로 부상한 남양주는 “제2의 판교”를 꿈꾸는 분위기다. 특히 왕숙신도시와 연결되는 교통망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수도권 동북부의 대표 수혜지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경우,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주거·상업 복합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GTX 노선 확정 이후 기업 투자 유치도 활발해졌고, 신도시 중심 상권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며, **“왕숙2지구를 포함한 복합개발 전략과 GTX 교통망이 맞물리면 수도권 북부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같은 북부권임에도 불구하고 의정부는 GTX-C 노선에서 '패싱'되며 냉담한 분위기다. 당초 의정부 민락지구와 탑석역을 중심으로 한 정차 기대감이 컸으나, 노선이 동두천덕정양주로 확정되면서 의정부는 단순 경유지역으로 전락하게 됐다.
의정부 시민들은 “왕십리보다 먼 서울”이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내놓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지역 커뮤니티와 주민단체를 중심으로 **“정차역 재검토 촉구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의정부시도 국토부에 재협의를 요구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차이가 확연하다. 남양주와 부평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의정부는 매수세가 둔화되고 호가만 높아진 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GTX 수혜 기대감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GTX 노선이 주거 선호도와 지역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GTX 정차역은 단순 교통 개선이 아니라 미래 도시 성장의 핵심 축”**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신도시 개발과 맞물린 교통 인프라는 향후 수도권 균형발전의 중심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동시에 GTX가 ‘교통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간 희비가 극명해지고, 정차역 인근 과밀화나 투기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GTX 발표 이후 단기적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실수요자들이 밀려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GTX가 수도권 미래를 바꿀 교통 혁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웃는 도시와 부글거리는 지역 간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지금, 정부의 신중한 노선 재조정과 균형 잡힌 인프라 배분 전략이 절실하다. ‘속도’만큼 중요한 건 ‘형평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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