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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 포스코, 美·인도로 쇳물 중심축 옮긴다

mellow7 2025. 4. 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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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철강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 거점을 과감히 접고, 미국과 인도로 눈을 돌린다. 그 배경엔 미·중 갈등 장기화, 중국 내 수익성 악화, 탈탄소 규제 강화 같은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 어디든 철강을 팔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어디서 만드느냐’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포스코는 최근 미국과 인도에 대규모 철강 생산 인프라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중국 내 일부 합작법인의 운영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그 자원을 북미와 남아시아로 이동시키는 전략이다. 철강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도 보호무역 장벽이 높은 시장에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다.

미국에서는 자동차용 강판과 에너지강재 중심의 가공 및 유통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가공공장을 증설하고, 북미 내 전기차 전용 강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이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자국 산업 중심 정책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현지에서 만들고 팔아야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도에서는 생산 기지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타타그룹과 손잡고 조 단위 합작제철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젊은 인구, 고속 성장률, 인프라 확장이라는 3박자를 갖춘 세계 최대의 신흥 철강시장이다. 포스코는 이미 마하라슈트라주 등에 냉연강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일관제철소 구축을 통해 원재료부터 완성제품까지 생산하는 ‘풀라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반면 중국 내 사업은 서서히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때 포스코는 중국 톈진, 장쑤, 광둥 등에서 여러 합작 및 단독 가공공장을 운영하며 ‘중국 내수와 아시아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했지만, 최근 들어선 중국 내 공급 과잉과 자국 중심 산업정책으로 인해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됐다. 특히 중국 정부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로 중심의 외국계 제철사 운영이 어려워졌고, 포스코 역시 감산과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지 포스코 한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철강 산업 전반의 흐름이기도 하다. 탈중국화(De-China) 움직임은 반도체, 배터리뿐 아니라 철강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한 관세 회피, 공급망 리스크 분산, ESG 대응 등 복합적 요인이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의 투자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생산 거점의 이동과 함께 친환경 공정 전환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 공장에도 전기로 기반 설비 도입을 추진하며, 탄소중립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한 저탄소 철강 생산 모델을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지역 이동’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적 중심축 이동이다. 더 이상 ‘중국발 저가 공세’와 ‘수출 드라이브’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대, 포스코는 현지화와 탈탄소라는 양손에 무기를 쥐고 철강산업의 미래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물러나 미국과 인도로. 철강 한류의 다음 무대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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