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저평가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최근 국내 상장사의 40%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거래되며, 기업 가치 대비 현저히 낮은 주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업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가매수 기회’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계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PBR이 1.0배 미만인 기업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이는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청산되더라도 현재 주가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시장에서는 이를 ‘투자 매력도 높은 구간’으로 본다.
PBR은 ‘주가/주당순자산(BPS)’으로 계산되며,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PBR 1배는 자산 가치와 주가가 일치한다는 의미이며, 이보다 낮을 경우 주식이 자산가치보다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음을 뜻한다. 특히 최근 금리 정점론과 경기 회복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저평가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은행, 보험, 철강, 조선, 건설업종에서 PBR 0.3~0.7배 수준에 거래되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는 글로벌 평균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예컨대, 미국 S&P500의 평균 PBR은 약 4배, 일본 닛케이225는 1.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적인 문제 외에도, 구조적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흐름은 최근 정부와 시장의 ‘기업가치 제고’ 압박과도 맞물린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저평가 해소를 위한 유도 정책을 예고했고,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환원책이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저평가 구간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실제로 일부 상장사는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최근 A기업은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B기업은 배당 성향을 2배 가까이 확대하며 주주친화 전략을 강화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어, PBR 1배 미만 기업들에 대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지금이 ‘바닥 구간’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PBR이 낮다는 것은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음을 의미하며, 외부 변수 완화와 함께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의미다. 특히 글로벌 유동성 회복,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등이 맞물릴 경우, 저평가 우량주 중심의 ‘리밸런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PBR이 낮다고 무조건 투자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낮은 PBR은 기업의 성장성 둔화나 구조적 위기를 반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숫자보다, 해당 기업의 이익 증가 가능성, 배당 여력, 사업 구조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현재의 PBR 바닥 상황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주가는 싸지만 기업 가치는 탄탄한 상장사들이 즐비한 지금,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저가매수의 절호의 시점일 수 있다. 시장이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투자자들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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