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방위산업이 또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인도 정부와 약 3,715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한민국 방산 기술력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K-방산의 대표 주자인 K9 자주포는 이미 전 세계 9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 무기로 자리 잡았고, 이번 인도 계약은 그 흐름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인도 내 현지 생산·기술이전·산업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을 지닌다. 인도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며, 방산 분야에서도 자국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는 K9 자주포의 핵심 기술을 제공하면서 현지 생산 기반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며, 이는 향후 인도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와 추가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K9 ‘썬더’ 자주포는 고속 사격, 긴 사정거리, 높은 기동성을 갖춘 차세대 자주포로, 최대 사거리 약 40km, 분당 6~8발의 고속 연속 발사, 그리고 NBC 방호 및 자동 사격통제 시스템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전술적 우수성이 인도와 같은 광활한 지형의 국가에서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인도는 국경 분쟁 등으로 인해 첨단 무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K9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출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이집트,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 K9을 공급해온 만큼, 기술력과 운영 실적이 입증된 무기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인도 수출이 중요한 이유는 단지 금액의 크기 때문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및 중동, 아프리카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화그룹은 방산을 넘어 우주항공, 로봇, 첨단무기 등 미래기술 분야까지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이번 수출은 그 성장 스토리의 핵심 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방산 부문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역시 ‘K-방산 수출 2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적극적인 외교·산업 연계를 추진 중이며, 한화의 이번 성과는 정부 목표 달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산 수출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외교·안보 협력 강화, 기술 산업 전파, 현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낳는다.
결국 이번 K9 수출은 한국 방위산업이 더 이상 ‘국내 자위용’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의 룰을 바꾸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 걸음은, K-방산 전체의 도약이자 대한민국 기술력의 또 다른 증명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