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할인받는 한국 증시'…이제는 달라질 수 있을까
전 세계 주요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유안타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 증시(KOSP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 수준으로, 선진국 평균(15~20배)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늘 ‘디스카운트’를 적용받는 구조적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코리아' 정책과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조치가 맞물리면서, 시장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본론: 왜 한국 증시는 저평가 상태인가
-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배구조 문제
한국 증시는 과거부터 북한 리스크, 중국 의존도, 미중 갈등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였다. 여기에 대기업 중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성향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기업이 이익을 내도 주주에게 환원되지 않는 구조는 PER이 낮아지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 - 낮은 주주환원율과 외국인 수급 이탈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20%대로, 미국(4050%), 일본(3040%)보다 낮다. 이는 투자 유인의 감소로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출의 빌미가 되었다. 특히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확실한 국가’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은 이러한 기준에서 항상 소극적이었다. - 밸류업 정책의 등장, 변화의 기점 될까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4년 말부터 ‘밸류업 코리아’ 정책을 본격화하며 이 구도를 바꾸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이 정책은 PBR 1 미만 기업을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도록 유도하고,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일본의 ‘도쿄증시 프라임 개편’과 유사한 모델이다. - PER 8.9배의 의미: 가치의 사각지대
PER 8.9배는 한국 증시가 여전히 ‘가치주 천국’이라는 뜻이다. 즉, 실적 대비 주가가 턱없이 낮아 ‘숨어 있는 우량주’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구조적인 개편이 이루어질 경우, 리레이팅(re-rating·재평가)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 금융, 정유, 건설 등 자산 가치가 높은 업종이 향후 재평가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결론: 저평가의 끝, 리레이팅의 시작될까
한국 증시가 PER 8.9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기회와 동시에 과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다. 저평가는 외면받는 시장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잠재적 상승 여력의 근거이기도 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시장의 ‘평가 잣대’를 바꾸는 것이다. 새 정부의 정책적 개입과 제도 개편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한국 증시는 단순한 디스카운트 시장에서 벗어나 ‘아시아 가치주 중심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시간과 신뢰를 필요로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기관과 개인이 동참하려면 확실한 기업 행동과 정책의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지금은 그 전환의 시기다. 과연 한국 증시는 오랜 저평가의 그림자를 걷고, 다시 국제 자본시장의 중심 무대에 설 수 있을까? PER 8.9배는 그 가능성을 암시하는 숫자다. 이제는 평가받을 시간이다.
'◆ 다같이 경제 공부 > ■ 뉴스 및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정부 기대감·미 증시 훈풍…코스피 연고점 돌파, 2740선 안착 (2) | 2025.06.04 |
---|---|
‘메론킥·신라면 툼바’ 대박에 풀가동…바빠진 농심 공장, 다시 뛰는 K라면 (2) | 2025.06.04 |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글로벌 D램 1위 등극…'메모리 왕좌' 탈환 신호탄 (0) | 2025.06.04 |
프로야구, 290경기 만에 500만 관중 돌파…팬심으로 쓴 ‘신기록’ (1) | 2025.06.04 |
BYD, 테슬라 제쳤지만 시총은 7배 차이…UBS “저평가 지나쳐” (0) | 2025.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