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 한국 외식 물가에 불똥 튀나
치킨은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 간식, 더 나아가 하나의 문화다. 그러나 최근 이 '국민 간식'의 가격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공급원인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이 일시 중단되면서, 국내 육계 수급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한국은 냉동 닭고기의 절반 이상을 브라질에 의존해왔는데, 이번 조치는 식품안전과 방역 기준에 대한 강화로 인해 수입 검역이 보류된 상태다.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외식 업계는 원가 상승 우려로 긴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또다시 치킨값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본론: 치킨 프랜차이즈 긴장…브라질 닭 의존도 80%에 달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냉동 닭고기 수입량의 80% 이상은 브라질산이다. 특히 교촌치킨, 굽네치킨, BHC, BBQ 등 대형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순살 치킨용 부위(닭가슴살, 닭다리살)**를 브라질산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 닭고기 생산은 주로 신선육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냉동 가공육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브라질산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번 수입 중단 조치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수입 재개 시기와 방식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 정부가 최근 일부 도축시설에 대해 국제 위생 기준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검역 강화와 잠정 보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일시적 검역 보류’지만, 검역 기준 재설정, 서류 심사, 현지 실사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어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제히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일부 업체는 기존 재고 물량 확보에 주력하거나, 태국·미국 등 대체 수입국을 긴급 탐색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국산 닭고기를 병행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산 닭 가격은 이미 kg당 5,000원을 넘고 있어, 단가를 유지하기엔 부담이 크다.
결국 치킨 업계는 조만간 가격 인상 또는 메뉴 조정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특히 순살치킨, 치킨텐더, 치킨버거 등 가공식품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는 이미 가격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며 소비자 반응을 주시 중이다.
결론: 수입 불균형이 만든 식탁 위의 물가 불안…근본 처방 시급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차질은 단순한 국제 이슈로 보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외식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프랜차이즈 식품들은 대부분 수입 원재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공급망의 일방적 의존이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식품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육류 가격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된다.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을 넘는 시대, 소비자는 이미 가격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재료 수입 구조나 공공비축 제도에 대한 체계적인 개편 없이 매번 단기 대처에 그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러한 물가 불안은 향후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번 사태를 단순히 ‘검역 이슈’로만 보지 말고, 수입 다변화 정책, 국내 육계 산업의 자급률 제고, 가격 연동형 안정화 대책 등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외식 산업의 1차 식재료 수입 통로가 봉쇄될 경우, 곧장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치킨값 공포’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은 일시적일지 몰라도, 소비자들의 지갑은 점점 닫히고 있다. 이제는 치킨 한 마리조차 마음 편히 시키기 어려운 시대, 식탁 위의 물가 안정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생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치킨값은 그저 치킨값이 아니다. 지금의 불안은 대한민국 식품 공급망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신호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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