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바쁜 일상 속에서 즉석조리식품, 배달음식, 밀키트 등 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집에서 밥을 해 먹는 대신 전자레인지나 조리기 하나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일상이 된 지금,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비만’이라는 새로운 공중보건 이슈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비만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30대 남성과 중장년 여성의 비만율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 중 하나로 간편식의 범람을 지목한다. 문제는 단순한 칼로리 문제가 아니다. 가공식품 위주의 식생활 변화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간편식은 기본적으로 조리 시간 단축과 보관 편의성에 최적화된 형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나트륨 함량, 포화지방, 정제탄수화물 비율이 증가하며, ‘과잉 영양’ 상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시중의 즉석볶음밥이나 냉동피자의 경우, 한 끼 섭취 시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80~10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인지하지 못하는 과식’**이다. 간편식은 일반적인 가정식보다 양 조절이 어렵고, 탄수화물 중심으로 구성돼 포만감이 짧아 자주,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야식 배달문화와 배달앱의 일상화가 겹치면서, 늦은 시간 고열량 식사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비만 인구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식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를 보면,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해결하는 패턴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 이후 ‘움직임은 줄고, 섭취는 늘어난’ 생활양식이 고착되면서, 체중 증가는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영양학 전문가는 “단순히 간편식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잦은 섭취와 영양 불균형의 반복이 문제”라며 “현대인의 식사 패턴이 전체적으로 고칼로리·저섬유소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대사질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더불어, 간편식에 대한 건강한 선택 기준과 소비자의 식품 읽기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시중 제품의 라벨에는 열량, 당, 나트륨 등의 정보가 표시돼 있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맛’과 ‘가격’ 위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최근 학교 급식이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저염·저당 간편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지만, 민간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열량 간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이 주 소비층이라는 점에서,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과 정보 제공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편리함은 현대 사회의 필수 가치지만, 그 이면의 건강 비용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문제가 된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생산성 저하, 만성질환 확산 등은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선다.
이제는 간편함과 건강의 균형을 다시 고민할 시점이다. 기업은 건강한 간편식 개발에 힘쓰고, 소비자는 정보를 읽는 습관을 들이며, 정부는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 ‘편리한 한 끼’가 ‘비싼 대가’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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