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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옆에 물류창고 NO"…경기도, 주택·학교 주변 물류창고 난립에 제동

mellow7 2025. 4. 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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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옆이 물류센터라니요… 아이들 건강은 누가 지켜주나요?”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반복되는 민원이다. 하루에도 수십 대의 대형 트럭이 오가는 물류창고가 주택가와 초등학교 인근에 우후죽순 들어서며 주민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소음, 분진, 교통 혼잡으로 인해 주거환경과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경기도가 칼을 빼 들었다.

경기도는 최근 **'주거지 및 교육시설 인근 물류창고 난립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조례 개정과 개발 인허가 기준 강화에 나섰다. 이제는 무분별한 물류시설 입지 선정이 어렵게 되면서, 향후 택배·유통 물류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 물류창고 들어선 초등학교 옆, 끊이지 않던 민원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쇼핑 급증과 유통시장 경쟁 격화로 수도권에는 대형 물류센터가 쏟아지듯 들어섰다. 특히 경기도는 수도권 외곽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토지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 물류 기업들의 격전지가 되어 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물류시설들이 계획 없이 주택가 한복판이나 초·중학교 옆까지 들어선다는 점이다. 실제로 화성, 평택, 남양주, 김포 등지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근처에 대형 택배터미널이 들어서며 주민 반발이 거셌고, 법적 제재나 입지 제한 기준이 없어 행정기관도 손을 놓는 경우가 많았다.


■ 경기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정비 나선다

경기도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물류창고 입지 기준 정비’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학교·유치원·어린이집 등 교육시설과 일정 거리 이상 이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둘째, 향후 신규 물류시설에 대해선 교통영향평가 강화, 주민 의견 수렴 의무화, 심야 운영 제한 조건 부과맞춤형 인허가 조건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주민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무분별한 난립은 분명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물류업계는 ‘우려’…“공급망 차질 우려도”

하지만 유통업계와 물류기업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형 물류시설은 ‘입지의 경제성’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구조다. 고속도로와 가까우면서도 물류 허브와 근접한 지역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 기준을 만족하면서 교육·주거 시설과 겹치지 않는 부지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내 신규 부지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규제로 택배배송 속도나 물류비 증가소비자 체감 서비스에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신규 물류거점 확보 자체가 막힐 경우 중장기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공존 위한 조율”…주민과 기업 간 해법 찾아야

경기도 역시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지자체-기업-주민이 함께 협의하는 방식의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대형 물류창고가 불가피하게 들어설 경우, 운영시간 제한, 방음벽 설치, 친환경차량 운행 확대, 지역 고용 연계 등 조건부 허가 모델도 검토 중이다.

또한 이번 조례 개정은 기존 건축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신규 인허가 신청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미 착공 단계에 들어간 사업장에는 일정 부분 예외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 도시계획의 진화…‘물류와 삶의 거리두기’

이번 경기도의 조치는 단순히 물류시설 규제를 넘어, 도시계획의 우선순위가 ‘삶의 질’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온라인 쇼핑 시대, 물류는 더 빨라져야 하지만, 그 속도 뒤에 숨은 지역 사회의 균형과 안전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

향후에는 물류기지 자체를 **외곽에 조성하고, 라스트마일 배송을 소규모 거점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물류 전략’**이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편리함’과 ‘삶의 질’은 공존할 수 있을까.
경기도의 이번 정책은, 지금까지는 묵인되던 문제에 도시가 스스로 경계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는 물류도, 아이들 삶과 거리를 두는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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