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기술력으로 정면승부 건 한화, 판이 바뀐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오랫동안 중국의 독무대였다. 값싼 생산비와 공급망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태양광 패널, 웨이퍼, 셀 등 전 공정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구도에 균열을 내는 기술 혁신이 등장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10년간의 장기투자를 통해 상용화에 성공한 고효율 차세대 태양광 셀 기술을 발표한 것이다. 한화는 이를 두고 “중국 태양광을 누를 게임체인저”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이번 기술은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에서 기존 실리콘 기반 셀을 능가할 뿐 아니라, 탄소국경조정제(CBAM) 등 환경규제 대응력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한화의 도전은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에너지 주권과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본론: 10년 개발, 세계 최고 효율의 신기술
① 세계 최초 ‘페로브스카이트-탠덤셀’ 양산화 임박
한화큐셀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탠덤 셀’**이다. 이는 기존의 PERC 셀이나 TOPCon 셀 대비 이론적 효율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서로 다른 두 개의 셀을 적층해 광 흡수 영역을 넓히고 변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연구 단계에서 30%에 가까운 효율을 입증했으며,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중국 주요 셀 업체들이 아직 상용화에 도달하지 못한 단계라는 점에서,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② 10년간 1조 이상 투자한 집념의 결실
한화는 지난 10여 년간 독일, 미국, 한국의 연구소에 투자를 지속하며 셀 구조 혁신을 꾀해 왔다. 특히 독일 탈하임 R&D센터와 미국 네셔널리뉴어블에너지연구소(NREL)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국내외 연구인력만 500명 이상이 투입됐으며, 누적 투자액은 1조 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기술 우위를 추구한 ‘정공법 투자’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③ 중국 견제와 글로벌 진출에 속도
이번 기술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글로벌 의존도 탈피를 원하는 미국, 유럽의 니즈와 정확히 맞물린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유럽의 REPowerEU 등은 고효율, 친환경, 비중국산 제품을 우대하고 있으며, 한화의 기술은 이러한 정책환경과 부합한다. 특히 한화는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증설하고, 국내 진천·음성 공장에서도 생산라인을 확장 중이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현지 소비 구조를 완성해, 글로벌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④ 친환경·저탄소·유럽 CBAM 대응 기술로 각광
이번 탠덤 셀은 재생에너지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CBAM(탄소국경조정제) 대응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럽은 2026년부터 태양광 패널에도 CBAM을 본격 적용할 예정인데, 한화의 기술은 원재료부터 셀 구조, 생산 공정까지 탄소중립 설계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화는 “중국산 저가 공세를 기술로 정면 돌파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국제적 평가를 받고 있다.
⑤ 산업 생태계에도 긍정적 파급
한화의 기술 상용화는 한국 태양광 산업 전반에 걸쳐 소재·장비·부품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유도할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국산화, 진공 증착기술, 고효율 박막 제조 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중견기업들과의 협력이 본격화되며, 관련 산업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태양광 첨단화 전략’과 맞물려 한화는 민관 협력의 대표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결론: 판이 바뀌는 순간, 한화의 도전이 남긴 의미
한화는 10년 전 “중국을 이기겠다”는 말보다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묵직한 선언으로 태양광 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게임체인저 기술을 손에 넣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성능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의 패권 경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다.
중국 중심의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 우위로 돌파구를 찾은 한화는, 이제 ‘에너지 기술 자립’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한국이 반도체, 2차전지에 이어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앞으로 기술 완성도와 양산 안정성이 관건이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은 한화가 글로벌 태양광 판도를 뒤흔들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기술이 무기’가 되는 에너지 전쟁의 시대, 한화의 다음 승부수는 어디를 향하게 될까.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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