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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인 줄 알았는데…” 3월 골프웨어 매출 급감, 찾아온 건 칼바람

mellow7 2025. 4. 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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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패션업계의 **‘효자 카테고리’**로 불리던 골프웨어 시장이 갑작스레 주춤하고 있다.
봄 시즌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성수기를 기대했던 3월, 업계는 예상치 못한 매출 급감이라는 찬물을 맞았다. '봄바람'이 불어야 할 시점에 들이닥친 건 ‘칼바람’이었다.


성수기인데…왜 매출이 떨어졌나?

패션업계에 따르면 3월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0%가량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골프 시즌이 개막하는 3~5월은 연중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간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각 브랜드는 “지난해보다 매장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고, 온라인 판매도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이례적인 침체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소비심리의 급격한 위축이다. 지난해까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던 골프 시장은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 압박 속에 ‘합리적 소비’로 전환된 소비자들의 눈높이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골프웨어는 꼭 비싸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골프는 여전히 인기지만… 옷은 잠시 멈춤”

아이러니하게도 골프 인구는 줄지 않았다. 신규 가입자 수, 라운딩 예약률, 스크린골프 수요 등은 여전히 활발한 편이다. 문제는 골프 인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다.
코로나 시기에 골프를 시작한 MZ세대나 젊은 여성 골퍼들은 이미 충분한 골프웨어를 보유하고 있고, 유행을 따르는 소비보다는 **‘실용성’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더 중시하게 된 것이다.

과거엔 라운딩을 위한 의상이자 ‘패션템’으로 골프웨어를 여겼다면, 지금은 평상복과의 경계를 허무는 기능성 중심의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SPA 브랜드나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골프 겸용 기능성 라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 몰리는 추세다.


프리미엄 브랜드 직격탄… 재고도 부담

이러한 소비 흐름 변화는 특히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파리게이츠,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PXG, 마크앤로나 등 고가 브랜드들은 구매전환율 하락으로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 내 프리미엄 매장은 고객 유입은 여전하지만 실구매는 저조하다는 게 현장 직원들의 전언이다.

중저가 브랜드들도 마냥 웃을 수는 없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할인 프로모션이 과열되고, 마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재고 소진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저하와 가격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골프웨어의 '정체성' 흔들리는 중

지금의 골프웨어 시장은 단순한 불황이라기보다 ‘정체성 재정립’의 과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제 골프웨어는 ‘골프칠 때만 입는 옷’이 아니다. 일상과 운동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웨어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기능성 원단과 캐주얼 디자인을 접목해 ‘에슬레저+골프’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해답은 콘텐츠와의 융합이다. 유명 선수와의 콜라보, 골프 유튜브 채널과 연계한 콘텐츠 마케팅, 골프 인플루언서와의 라이브 커머스 등 ‘단순 판매’를 넘어서는 브랜드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등은 가능할까?

업계는 4~5월 라운딩 시즌 본격화,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 수요, 골프 여행객 증가 등을 반등의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전년도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시장 포화를 고려하면 올해 전체 골프웨어 매출은 보합세에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한 유통 MD는 “이제는 브랜드 스토리텔링, 가격경쟁력, 일상 활용도 등 **‘새로운 3박자’를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3월, 봄바람 대신 칼바람이 몰아쳤다.
하지만 이 바람은 단순한 추위가 아니라,
골프웨어 업계가 새 옷을 입을 시간이라는 신호일지 모른다.
이제 중요한 건, 그 옷이 단지 멋진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일상에 맞는 옷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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