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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가 반한 ‘뇌혈관 셔틀’…국산 기술, 치매 치료의 새 길 연다

mellow7 2025. 4. 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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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국내 바이오 벤처가 개발한 ‘뇌혈관 셔틀’ 기술에 주목하며 치매 치료제 시장에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뇌혈관 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넘는 이 혁신 기술은 그동안 한계에 부딪혀왔던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열쇠’로 주목받는다.

기술의 주인공은 국내 신생 바이오 기업 **제노스코어(GenoScore)**가 개발한 **‘BBB 셔틀 플랫폼’**이다. 이 기술은 기존 치료제가 넘기 어려웠던 뇌혈관 장벽을 통과해 약물을 정확히 뇌 속 병변 부위에 전달하는 기능을 갖췄다. 일종의 ‘분자 택배 시스템’으로, 뇌질환 치료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히는 BBB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GSK는 최근 이 기술을 눈여겨본 끝에 전략적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초기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8억 달러(약 1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약 플랫폼 기술이 세계 빅파마에 이렇게 주목받은 사례는 흔치 않다. 업계는 이를 “국산 바이오의 반도체급 기술 수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뇌혈관 장벽은 바이러스나 독소 등 유해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 방어막이지만, 약물 전달을 가로막는 '이중의 검'으로 작용해왔다. 일반적인 치료제의 98% 이상이 이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증상 완화 수준에 머물러왔고, 근본적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제노스코어의 기술은 항체, 펩타이드, siRNA 등 다양한 약물 형태와 결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적용 범위가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뇌종양, 희귀 신경질환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이번 GSK 협력은 자사의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치매 치료 후보물질에 이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임상 2상 이후’에나 관심을 받았지만, 이제는 플랫폼 자체로 글로벌에서 가치가 인정받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기초 기술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역시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차세대 바이오 헬스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기술 수출 사례는 향후 국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의 논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신경퇴행성질환 치료기술 고도화 사업’을 신설해 치매 치료제 및 진단 기술 개발에 약 1,5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다만 뇌질환 치료제의 임상 성공률이 여전히 낮고, 환자군의 이질성 등으로 인해 규제 허들을 넘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 수차례 실패를 겪어 왔다. 따라서 이번 셔틀 기술이 얼마나 임상 효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단순 투약'에서 '정밀 타겟 전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BBB 셔틀 기술은 산업 전체의 변화를 이끌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이제 국내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치매 정복’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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