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삼성전자가 다시 ‘질주 모드’에 들어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침체 속에서도,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부문에서 잇단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단기 실적 회복이 아니라, 이재용 회장이 그려온 ‘뉴 삼성’ 비전이 구체화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초격차 회복, 인공지능(AI) 시대 대응,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전략 축이 하나로 맞물리며, 삼성의 재도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본론
첫 번째 호재는 파운드리 수주 확대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잇따라 차세대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미국의 주요 AI 반도체 스타트업과 엔비디아 협력사 일부가 삼성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TSMC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첨단 공정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 신뢰도가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2나노 양산을 앞두고 AI 반도체 수요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전환의 신호”라고 평가한다.
두 번째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기술력 강화다. HBM은 AI 서버용 GPU에 필수적인 초고속 메모리로, 시장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3E 양산 체제를 공식화하며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 글로벌 고객사인 엔비디아, AMD, 구글 등과 품질 테스트를 완료했고, 이미 일부 라인에서는 대량 공급이 시작됐다. 여기에 2026년 출시 예정인 HBM4 개발 속도도 앞당겨, 차세대 AI 반도체 시대를 주도할 준비를 마쳤다.
세 번째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의 재정비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장비 반입을 완료하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요코하마 R&D센터를 통해 첨단 소재·공정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반도체 후공정 인프라 투자를 검토 중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글로벌 주요 시장에 **‘멀티 허브 생산 체계’**를 구축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런 흐름 속에서 “삼성의 위기를 기술로 돌파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는 파운드리, 메모리,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반도체 통합 전략 로드맵’**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사업별 경쟁이 아닌, 반도체 전체 생태계를 하나의 축으로 통합하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삼성은 AI 반도체 전용 설계 툴과 자체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연동하는 AI 플랫폼을 확보해, 단순 제조기업을 넘어 ‘AI 컴퓨팅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엔비디아·TSMC 중심의 AI 칩 시장에 균열을 낼 잠재력을 지닌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신호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2025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수요 확대를 근거로 삼성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정책도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이재용 회장이 말한 ‘뉴 삼성’은 단순한 반도체 회복이 아니다. AI 시대의 산업 지형을 선도하는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이다. 파운드리와 HBM의 잇단 낭보는 그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결과다. 3나노 GAA 공정 안정화, HBM4 개발 가속, 글로벌 생산 허브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TSMC와의 기술 격차 완전 해소, 공급망 안정화, AI 칩 설계 생태계 확보는 여전히 도전적이다. 그러나 삼성이 보여주는 속도와 집중력은 과거 ‘메모리 초격차’를 만들었던 1990년대 후반의 기세를 연상시킨다.
지금의 삼성은 위기 속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HBM의 동시 성장세는 이재용의 ‘기술 중심 경영’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다. 반도체 패권의 향방이 AI로 옮겨가는 시대, ‘뉴 삼성’의 질주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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