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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락에 함박웃음… 항공·에너지·음식료주 반등의 이유

제리비단 2025. 5. 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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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국내 증시에서 항공, 에너지, 음식료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5개월 만에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자 그동안 원화 약세로 압박을 받아왔던 수입 중심 업종들이 모처럼 웃게 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수출주 대신 내수·수입 관련주로 시선을 돌리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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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크게 반응한 분야는 항공업종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항공사 주가는 환율 하락과 함께 일제히 반등했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 비용,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원화 환산 비용이 늘어나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이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국제선 운항 확대, 여행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항공사들은 수익성 개선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에너지 업종도 웃고 있다. 한국전력, SK에너지, S-Oil, GS칼텍스 같은 에너지 기업들은 해외에서 석유·가스, 석탄을 수입해 국내에서 전력이나 정유, 석유화학 제품으로 가공·판매한다. 이때 원화 약세는 수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원가 부담을 키우지만, 원화 강세(환율 하락)는 오히려 비용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전은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억제 기조 속에서 원가 부담 완화가 절실한 상황인데, 최근 환율 하락 덕에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음식료 업종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식품업계는 밀, 옥수수, 대두, 설탕, 커피, 카카오 같은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환율이 높을 때는 같은 양을 사오더라도 원화 비용이 늘어나 원가 부담이 커지지만, 환율이 내려가면 이 부담이 완화된다. 오리온, 농심, 롯데제과, 대상, CJ제일제당 같은 주요 식품업체 주가는 환율 급락 소식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소비자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환경에서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건 곧 수익성 개선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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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이번 환율 하락의 배경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신호, 글로벌 달러 약세, 한국 경상수지 개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이 맞물리며 원화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출 대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일장일단이 있지만, 내수·수입 업종에게는 모처럼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단기 반짝 효과로만 보지 않는다. 항공·에너지·음식료 업종은 그동안 고환율 부담과 원가 압박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었던 만큼, 이번 환율 하락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본격적인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수출 중심 대형주보다 내수·소비 중심 주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물론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정책 전환, 미·중 갈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복해 있다. 갑작스런 금리 인상 재논의나 지정학 충격이 발생하면 환율은 언제든 재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환율 흐름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각 업종별 펀더멘털과 중장기 시장 전망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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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환율 급락은 국내 증시에 중요한 전환 신호를 주고 있다. 수출주 일색이던 시장의 시선이 점차 내수·수입 업종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항공, 에너지, 음식료주들이 얼마나 이 기회를 활용해 실적과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환율 변동 속에서 새로운 강자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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