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젠 햄버거도 “가성비”가 아니다
“햄버거 세트 하나 시켰을 뿐인데, 1만 원 넘게 나왔어요.”
한때 가볍고 저렴한 한 끼의 대명사였던 햄버거가 이제는 외식 부담의 상징으로 바뀌고 있다. 치킨값이 2만 원을 넘기며 물가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햄버거마저 조용히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하면서 서민 외식 시장이 전방위로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기본 세트 가격을 8,000~9,000원대로 올리고 있으며, 일부 인기 제품은 1만 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햄버거=간편한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무색해진 지금, 소비자들은 “이럴 거면 아예 한식 백반을 먹겠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본론: 조용히 오른 햄버거값, 왜 이토록 비싸졌나
1.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반 ‘줄인상’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주요 햄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2~3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대표 제품인 ‘빅맥 세트’를 7,600원에서 8,300원으로,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 세트’를 6,500원에서 7,300원으로 인상했다.
버거킹,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등도 대부분 1년 새 500~1,500원씩 세트 가격을 조정했다.
특히 신메뉴나 프리미엄 버거 세트는 가격이 9,000~11,000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5천 원 후반대만 해도 ‘국민 세트’였지만, 이제 1만 원을 들고 가도 간단한 햄버거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이 된 것이다.
2. 원재료비·인건비·물류비, 삼중고가 만든 인상 압박
햄버거값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원재료비 급등이 지목된다.
특히 쇠고기·치즈·양상추 등 주요 식재료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이상기후로 인해 꾸준히 인상돼 왔고, 국내 인건비와 배달 수수료까지 겹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커졌다.
예를 들어, 소고기 패티에 사용되는 수입 냉장육의 가격은 최근 2년간 30% 이상 상승, 양상추 가격도 계절에 따라 2~3배까지 들쭉날쭉한 상태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과 근무시간 제한 등 고정비 증가 요소가 맞물리며,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 가격 인상 외엔 마진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3. “프리미엄 전략”이라는 명분…소비자만 피곤
일부 브랜드는 가격 인상을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포장하고 있다.
“재료를 더 좋게 썼다”, “셰프 개발 메뉴다”라는 마케팅으로 소비자 지불의사를 높이려는 시도지만, 소비자는 점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햄버거 하나 시켜서 배달비까지 더하면 1만3,000원이 넘는데, 차라리 회사 근처 백반집에서 9,000원짜리 제육덮밥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즉, 햄버거가 더는 '합리적인 한 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결론: 고물가 시대, 햄버거마저 ‘접을까’ 고민하는 소비자들
햄버거 세트 한 끼가 1만 원을 넘긴 시대, 서민 외식의 마지막 보루였던 패스트푸드마저 무너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식은 필요하지만, 그 선택 기준은 ‘맛’이 아닌 ‘가성비’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이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브랜드 충성도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운 시대다.
대체재로 편의점 도시락, 중식 단일메뉴, 1인 백반 전문점이 주목받는 가운데, 고급화만 외치는 패스트푸드 업계가 자칫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키우는 ‘그들만의 식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치킨이 올랐다며 놀랐던 우리는, 이젠 햄버거 앞에서도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오늘도 우리는 외친다. “이게 한 끼 값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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