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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의 역풍…美 물류시장 충격, 컨테이너 예약 45% 급감"

mellow7 2025. 4. 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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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촘촘히 쌓아올린 관세 장벽이 뜻밖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과의 긴장 고조 속에, 최근 미국 항만의 컨테이너 입항 예약량이 전년 대비 무려 45%나 급감했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다.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여파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미국 내 물류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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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항만협회(NFPA)에 따르면, 2025년 4월 현재 미국 서부 및 동부 주요 항만들의 컨테이너 입항 사전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45% 감소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뉴욕-뉴저지 항만의 경우 감소 폭이 50%에 육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수준에 필적하는 심각한 수치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 정부가 추진한 고율 관세 부과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철강, 반도체, 전기차 부품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 수출국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 대미 수출 물량 자체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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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미국산 제품 배제’ 조치를 취하면서 대응했고, 미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미국 기업들 역시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동남아나 중남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아예 공급망 구조 자체를 조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미주향 수출 경로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물류 현장의 체감 경기는 더욱 냉혹하다. LA항만 관계자는 "한 달 전만 해도 부킹(선적 예약) 일정이 촘촘했는데, 지금은 빈 슬롯이 절반 가까이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컨테이너 터미널 가동률도 급락하고 있다. 과거 80%를 상회하던 터미널 가동률이 최근에는 5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한 경제적 파장도 적지 않다. 항만 운영사들은 수익 감소에 직면했으며, 트럭 운송, 물류창고, 항만 노동자 등 연관 산업 전반에 감원과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트럭운송협회는 "최근 3개월간 물동량 감소로 인한 해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 내 소비 패턴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전자제품, 가구, 의류 등 수입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자국산 구매 캠페인(Buy American Act)' 강화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도 겹쳤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으로는 미국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물류산업에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항만별 상황을 보면, 서부 항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동부 항만들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근 뉴욕-뉴저지 항만청은 "향후 6개월 동안 추가 입항 감소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서양 횡단 무역 노선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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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는 보호무역 강화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강경파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 캐나다 등 우방국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물류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선사들도 항로 재편에 나섰다. 머스크(Maersk), MSC, CMA CGM 등 대형 선사들은 미주 항로 투입 선박 수를 줄이고, 동남아·중동·아프리카 항로로 선대를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발 글로벌 해운 운임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세라는 경제적 무기가 이제 미국 자체의 물류 산업에 상처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관세는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혼란과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제 미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관세 장벽을 유지하면서 자국 제조업 육성에 매진할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무역 질서를 고려해 보다 유연한 무역정책으로 전환할 것인가.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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