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김동관, 경영 전면에…공식 승계·잡음 돌파 의지 표명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을 사실상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내세우며 3세 승계를 공식화했다. 한화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고, 내부적으로도 ‘김동관 체제’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히 하면서 후계 구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다만, 일부 계열사 지배구조와 특혜성 승계 논란 등 후계 구도를 둘러싼 잡음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김 부회장은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며 한화의 ‘뉴 리더십’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우주·방산부터 에너지까지…김동관 중심의 신사업 드라이브

김동관 부회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화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신사업 확장 전략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였고, 방산과 항공우주 산업에서도 적극적인 사업 인수와 투자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 참여, LIG넥스원의 인수, 그리고 한화디펜스의 재편 등을 통해 ‘우주-방산-에너지’라는 3대 축을 김 부회장 주도로 조정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23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출범시킨 것도 김 부회장이 주도한 대형 M&A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룹의 신사업에 김 부회장이 대부분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은 이미 비공식적인 그룹 운영의 실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 경영 승계의 공식화…지배구조 개편 움직임

이번 조직 개편은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를 공식화한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화의 전략부문 대표로 선임되고,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에도 잇따라 등재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업계는 향후 ㈜한화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화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회장의 지분 일부를 상속받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상장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해소와 중간지주사 정리 등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도 병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승계 관련 논란…“정면 돌파하겠다”

한편, 김 부회장을 둘러싼 승계 과정에는 여전히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남 김동선 상무와의 차별적 대우 논란, 과거 방산 사업 수주와 관련한 로비 의혹, 그리고 한화솔루션 내부거래 확대에 따른 특혜성 이득 의혹 등이다.

또한 일부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은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이 충분치 않다며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룹 총수 변경과 관련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상속세 문제나 경영권 승계에 관련된 법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드리겠다”며 의혹과 비판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다. 실제로 ESG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 젊은 인재 육성에 집중하는 행보도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김동관 체제'의 미래는?

한화그룹은 지금까지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김동관 부회장의 체제는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태양광 사업을 경험한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친환경·우주산업 등 미래산업에 초점을 맞춘 신성장 중심 전략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가 오랜 기간 유지해온 전통적 기업 문화와 관료적 운영 방식, 내부 보수성 등의 장벽을 넘어 젊은 리더십의 혁신이 얼마나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김동관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한화그룹은 새로운 변곡점에 들어섰다. 오너 3세의 성공적인 승계와 경영 안정화는 물론, ‘김동관 리더십’의 실질적 성과와 비전 실현 여부가 향후 한화의 명운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