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테슬라 제쳤지만 시총은 7배 차이…UBS “저평가 지나쳐”

서론: 판매 1위 BYD, 여전히 테슬라 그림자 속?
2024년 말,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등극했다. 기술력, 배터리 내재화, 중국 내수시장 장악 등 경쟁력을 무기로 한 성과였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극명한 격차가 존재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BYD는 실적과 판매량에서 이미 테슬라를 넘어섰음에도, 시가총액은 여전히 테슬라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며 “지나치게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산업 주도권이 전환점에 서 있는 지금, BYD와 테슬라의 평가 격차에 대한 재조명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론: 테슬라와 BYD의 ‘수치’로 본 실체적 비교
- 판매량: BYD > 테슬라
BYD는 2024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에서 약 330만 대를 기록해 테슬라(약 190만 대)를 크게 앞섰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유럽·동남아·중남미 등지로 수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가격 인하 경쟁과 미국 내 성장 정체로 인해 고전 중이다. - 수직 계열화의 힘: 배터리까지 잡은 BYD
BYD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완성차 기업이다. 이는 공급망 안정성뿐 아니라 제조 원가 절감, 제품 개발 속도 등에서 상당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테슬라 역시 자체 배터리 생산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파나소닉·LG에너지솔루션 등 외부 의존도가 크다. UBS는 BYD의 이 점을 “중국형 테슬라가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로 평가했다. - 시가총액 격차: 과도한 프리미엄 vs 과소평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5600억 달러 수준이며, BYD는 약 800억 달러에 머물러 있다. UBS는 이 차이를 "미래 성장에 대한 과잉 기대"와 "중국 기업에 대한 지나친 할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특히 BYD의 마진율, 글로벌 확장 속도, 기술 독립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 평가 격차는 "합리성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 정치·지정학 리스크가 만든 '디스카운트'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적용되는 투자자들의 구조적 불신도 BYD 주가를 누르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 글로벌 탈중국화 흐름 등이 '프리미엄 제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UBS는 “BYD는 미국 외 시장에서 이미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고,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충분히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 전기차 시장의 무게추, 바뀌고 있다
과거 전기차 시장은 '혁신'의 상징으로 테슬라가 독주했지만, 현재는 '실행력과 규모'가 중요한 시대다. 이 전환기에서 BYD는 테슬라가 가지 못한 영역을 빠르게 채워가며 실적 중심 성장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여전히 ‘국적과 브랜드’에 얽매인 채 뒤처져 있다는 것이 UBS의 시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위기이자 기회다. 실적은 탄탄하지만 평가받지 못한 자산은 항상 시장이 재발견하는 순간이 온다. UBS의 보고서는 그런 '리레이팅(재평가)'의 신호일 수 있다. BYD는 이제 단순한 중국 내수 강자가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선 상황이다.
향후 시장이 실적 중심으로 다시 정렬될 경우, 테슬라와 BYD의 시가총액 격차는 좁혀질 수밖에 없다. 이제 중요한 건, 누가 먼저 그 사실을 믿고 투자하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