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달러 싸진다?”… GM, 값싼 LFP 배터리 채택 선언이 바꿀 전기차 게임의 룰
서론: LFP 채택한 GM,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 낸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 제너럴모터스(GM)가 값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본격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LFP는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생산비가 저렴하고, 특히 화재에 강하다는 점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GM의 선택은 단순한 원가 절감 차원이 아니라, 전기차의 ‘가격 혁명’을 예고하는 중대 선언입니다. 회사 측은 LFP 채택으로 향후 전기차 가격이 최대 1만 달러(약 1,300만 원)까지 저렴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전기차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싼 전기차는 여전히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에게는 먼 이야기였고, 이에 따라 시장의 성장도 다소 제한적이었습니다. GM의 LFP 전략은 이러한 벽을 허물겠다는 강한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본론: GM의 LFP 전환, 어떻게 이뤄지나
GM은 2026년부터 북미 생산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본격 적용할 계획입니다. 우선은 엔트리급 모델에 도입한 뒤, 향후 중형 SUV와 픽업트럭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세우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얼티엄 셀즈(Ultium Cells)’ 공장에서도 LFP 라인을 신규로 구축 중이며,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GM의 전기차 전략을 전환시킵니다.
- 가격 경쟁력 확보
기존 니켈·코발트 기반 삼원계(NCM, NCA) 배터리보다 LFP는 최대 30% 이상 저렴합니다. 배터리 원가는 전기차 전체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므로, LFP 채택은 곧 차량 가격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GM은 이 전략으로 3만 달러 미만의 전기차를 다수 출시해, 테슬라와 포드, 현대차 등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합니다. - 안전성 향상 및 수명 안정화
LFP는 고온에서도 안정적이며, 화재 위험이 낮습니다. 배터리 수명도 일정하게 유지돼, 저렴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 생산이 가능합니다. GM은 이 점을 들어, “충돌 테스트에서 LFP 기반 차량이 더 나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 IRA 대응 및 현지 생산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세제 혜택을 부여합니다. GM은 LFP 배터리까지 현지화함으로써, 가격은 낮추고 세제 혜택은 유지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립니다.
여기에 더해 GM은 자사 전기차 라인업을 기존의 고급 중심에서 대중 시장으로 넓히겠다는 의지를 함께 표명하고 있습니다. 쉐보레 볼트 EV의 후속 모델부터 시작해, 향후 2만~3만 달러대 보급형 EV를 주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결론: ‘테슬라만의 무기’였던 LFP, 이제는 모두의 전략
그동안 LFP 배터리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중국산 LFP를 활용한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3와 Y를 통해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했고,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이었습니다. GM의 전략은 이 같은 성공사례를 미국 시장에 복제하려는 시도이자, 기존 고성능 위주의 전기차 산업 구조를 흔들겠다는 선언입니다.
GM의 움직임은 다른 완성차 기업들에도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포드는 이미 CATL과의 협력으로 미국 내 LFP 생산 공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폭스바겐 등도 LFP 채택을 고려 중입니다. 시장은 고성능 EV에서 **‘가성비 EV’**로 축이 이동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 중심에 LFP가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계 역시 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공장에 LFP 라인을 구축 중이며,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북미 첫 LFP 양산을 예고했습니다. SK온 역시 중국 업체와의 기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K배터리도 LFP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GM의 LFP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배터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전기차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전기차가 더 이상 고가의 전유물이 아닌, 실질적인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역사적 순간. 그 한가운데에 LFP가 있고, GM은 이 변화를 실현하려는 첫 서방 메이저 플레이어가 된 셈입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누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LFP 체제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쟁은 지금,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