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굴기 재시동”… 中 ‘제조 2025’ 후속전략, 로봇·반도체 정조준
서론: 다시 달리는 중국, 제조업 대도약 선언
중국이 ‘제조 2025’의 다음 버전을 준비 중입니다. 2015년 공개된 ‘중국제조 2025(中国制造2025)’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벤치마킹한 산업 고도화 전략으로, ‘세계의 공장’을 넘어서 ‘기술 주도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코로나 팬데믹,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해당 전략은 중반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랬던 중국이 최근 ‘중국제조 2025’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형 산업화’ 기조와 맞물려, 후속 전략은 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 제조업의 다음 10년을 이끌 전략이자, 글로벌 산업질서에 다시 한 번 충격을 줄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본론: ‘제조 2025’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다음 전략의 타깃
‘중국제조 2025’는 처음부터 명확한 10대 중점 산업을 설정했습니다. 차세대 정보기술, 고급 CNC기계, 항공·우주장비, 해양공정 장비, 첨단철도, 에너지절약 차량, 전력장비, 농업기계, 신소재, 바이오 등입니다. 이 전략은 중국 내 제조업 고도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으나,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 위협론’의 대표 사례로 지목되며 대외 확산이 위축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해당 전략이 일정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중국은 세계 로봇 사용량 1위 국가가 되었고, 전기차(EV)와 배터리, 태양광 등 신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문제는 반도체. 미국의 강도 높은 수출 규제와 기술봉쇄로 인해 첨단 반도체 제조는 여전히 ‘약한 고리’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차기 제조전략은 보다 ‘선택과 집중’, ‘자립형 생태계 구축’, **‘AI 융합’**을 핵심 키워드로 삼을 전망입니다. 특히, 산업용 로봇과 첨단 반도체, 디지털 공장(스마트팩토리), AI 기반 제조 프로세스, 그리고 신소재·바이오융합소재 분야가 강력한 육성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공업과 정보화부’를 중심으로 관련 로드맵 수립을 완료했고, 빠르면 2025년 상반기 중 정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현대적 산업체계는 고난이도 점프를 요구받고 있다”며, 단순 제조가 아닌 **‘지능형 제조(Intelligent Manufacturing)’**로의 전환을 공식화했습니다.
결론: 전 세계 산업질서의 균형을 흔들 또 하나의 변수
중국의 차세대 제조 전략은 단순한 국내 산업정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기술 패권 경쟁의 새 국면을 예고합니다. 특히 로봇과 반도체는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 주요 기술보유국과의 정면 경쟁이 불가피한 분야입니다.
산업용 로봇은 중국이 현재 사용량 1위지만, 여전히 핵심 부품인 서보모터, 감속기, 제어기 분야는 일본과 독일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TSMC, 삼성, 인텔 등 글로벌 강자들과 비교해 생산 능력은 갖췄으나, 극자외선(EUV) 장비나 고급 공정기술에선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이미 수십조 위안 규모의 반도체 기금과 AI-로봇 융합 특화 단지를 구축 중입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국제적인 갈등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 동맹’을 통해 중국의 기술굴기를 봉쇄 중이고, EU와 일본도 기술 유출 방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 자립과 제조 굴기 속도에 따라, 글로벌 산업 파트너십의 양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역시 이 변화의 중심에서 전략을 다시 짜야 합니다. 중국과 경쟁하는 동시에, 미국 중심의 기술안보 질서에 편승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제조 2025 후속 전략은 단순한 내부 정책이 아닌, 한국 산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는 구조적 변수입니다.
향후 1~2년 내 발표될 중국의 제조업 업그레이드 전략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전 세계 제조업의 판도는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여전히 ‘제조의 나라’이며, 그 속도와 집념은 세계가 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