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질주하는 렌터카…10조 원 시장 눈앞에 둔 이유
서론: “차는 이제 소유 아닌 구독” 렌터카가 다시 뜬다
소비 위축과 경기 불황이 겹친 2024~2025년, 예상 밖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바로 렌터카 산업이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이동 수요가 회복되면서 단기 렌트 수요가 늘어난 데 이어, 경기 침체에 따른 차량 구매 기피 현상이 맞물리며 장기 렌트와 차량 구독 서비스까지 폭넓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렌터카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8조 원 규모를 형성했으며, 이르면 2026년 10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유보다 이용’ 트렌드와 기업의 ‘비용 절감 수단’으로서의 렌터카 활용이 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본론: 렌터카 시장 급성장 배경과 구조적 변화
1. 경기 침체 속 ‘구매 대신 이용’ 트렌드 확산
차량 구매는 대표적인 고가 소비다. 고금리, 고물가, 대출 규제로 차량 구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차량을 빌리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장기 렌터카는 초기 비용 없이 신차를 이용할 수 있고, 보험·세금·정비가 포함되어 있어 관리 편의성까지 확보된다. 현대캐피탈, 롯데렌탈, SK렌터카 등 주요 업체들이 24~48개월 장기 렌트 상품을 강화하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 여행·레저 수요 회복에 단기 렌터카도 인기
위드코로나 이후 항공과 관광 산업이 회복되면서, 국내외 여행객의 단기 렌터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주, 강원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선 성수기 렌터카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서울·부산 등 도시권에서도 주말 단위의 ‘이동형 레저’ 수요가 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등 플랫폼 기반 렌터카 기업들도 모바일 예약·비대면 픽업 등 간편한 접근성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중이다.
3. B2B 시장의 폭발적 확대
최근에는 기업 대상 렌터카(B2B)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업용 차량이나 택시 대체 용도에 국한됐던 기업 렌터카가 이제는 법인차, 배송용 차량, 출장차량 등 전방위로 확장되고 있다. 택배, 퀵서비스, 플랫폼 배달업체들이 비용 절감과 유연한 차량 운용을 위해 렌터카를 도입하면서 기업 고객 비중은 전체 렌터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전기차 기반 렌터카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며, 탄소배출 규제를 앞둔 기업들이 ESG 대응 수단으로 렌터카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렌터카, 롯데렌탈은 전기차 전용 렌트 상품을 강화하고, 충전 인프라 연계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4. 중고차 시장과의 연결…‘렌터카 생태계’ 확대
렌터카는 단지 ‘빌려주는 사업’에서 그치지 않는다. 2~3년간 운영한 차량을 중고차 시장으로 재판매하며 추가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정착됐다. 최근엔 장기렌트 종료 후 고객에게 ‘차량 인수 옵션’을 제공하거나, 자체 인증 중고차 브랜드를 통해 신뢰도 높은 매각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렌터카 → 중고차 → 정비 → 재렌트까지 이어지는 통합 차량 운영 생태계가 완성되며, 한 번 렌터카에 유입된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결론: 렌터카는 더 이상 ‘틈새’가 아니다…자동차 산업의 대안으로
불황은 변화의 기회다. 소비자들은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유 대신 구독을 택하고, 기업들은 유연한 운용을 위해 구매 대신 임대를 선택한다. 렌터카 산업은 이러한 흐름에 정면으로 부합하며, 이제는 자동차 산업의 주류 모델 중 하나로 부상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전기차 확산, ESG 경영, 플랫폼 경제의 발전이 모두 렌터카 산업과 맞물리면서 10조 원 시장은 ‘도달 가능성’이 아닌 ‘시간 문제’로 바뀌었다. 앞으로 렌터카는 ‘차를 빌려주는 서비스’가 아닌, 이동과 소비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차를 사는 시대에서, 경험하는 시대로.
렌터카는 이제 미래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엔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