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도 못 끊는다…넷플릭스·스포티파이, 구독경제의 역설적 강세"
서론: 불황 속 빛나는 구독경제주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같은 구독경제 대표주들의 주가는 정반대로 치솟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만큼은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두 기업의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속속 웃돌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광고 기반 요금제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구독자 순증세를 다시 회복했고, 스포티파이는 음악·팟캐스트·오디오북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오디오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구독경제가 왜 강한지, 두 기업의 반등 스토리에 시장이 다시 주목하고 있다.
본론: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넷플릭스는 2024년 1분기 기준, 글로벌 유료 구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억7,000만 명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다. 저렴한 광고 기반 요금제가 예상 외로 미국·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면서 신규 구독자 유입을 견인했다. 경기 둔화로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도 월 6~7달러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지출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영역’임을 입증한 셈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3바디 문제', '그레이 아나토미', '바이킹스 발할라' 등 글로벌 화제작들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끌어올리며 경쟁 OTT와 차별화를 뚜렷이 했다.
스포티파이도 고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2024년 1분기 유료 구독자는 2억4,50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광고 기반 무료 이용자까지 포함한 총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6억 명을 넘어서며 업계 압도적 1위를 지켰다. 스포티파이는 특히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비음악 콘텐츠 강화 전략이 적중하면서 수익 다각화가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유료 구독자당 ARPU(평균 수익)도 지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되고 있다.
이 두 기업의 주가가 나스닥에서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한 배경은 분명하다. 경기가 나쁠수록 대중은 적은 비용으로 긴 시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소비를 선호한다는 ‘구독경제의 역설’이 시장에 재확인된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는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역대 최고 구독자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결론: 구독경제는 불황 방어주?…'미디어 소비의 필수재화'로 변신
구독경제가 이제는 경기 민감 섹터가 아닌 ‘디지털 필수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스포티파이는 고정 지출 부담이 낮고, 콘텐츠 소구력이 높은 만큼 경기 변동에 따른 해지율이 낮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두 기업 모두 고정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고성장·고수익 구조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구독경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 글로벌 콘텐츠 로컬화 확대, 가격 인상 여력 등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 심화와 콘텐츠 제작 비용 부담, 규제 리스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자 이탈 우려’는 당분간 크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컨센서스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의 사례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선전을 넘어, 디지털 경제 시대 소비자의 ‘절대 포기하지 않는 비용’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불황 속에서도 콘텐츠가 삶의 일부로 자리잡은 시대, 구독경제는 위기 속 성장주의 역할을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