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29일 전격 금리 인하 유력…0.25%P 내려 경기부양 시동
오는 5월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과 기업, 가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로, 지난 2022년 이후 가파른 인상 기조를 이어온 끝에 1년 넘게 동결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둔화 우려, 소비 침체, 물가 안정 신호가 맞물리며 한국은행이 드디어 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사, 은행권, 연구소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5월 인하’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으며, 채권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 이를 선반영한 상태입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연 3.1%대까지 하락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 배경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경기 부진입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추가 부양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물가 안정입니다. 한때 6%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최근 2%대 중반까지 내려왔습니다. 특히 농산물,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고, 공급망 차질도 완화되면서 연간 물가 전망치 자체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이 생긴 셈입니다.
셋째, 가계부채 부담입니다. 고금리 속에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과 가계 신용지표에 부정적 신호가 켜졌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최근 급등하고 있고, 전세금 반환 대출 등 민감한 분야에서 부실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연착륙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로 숨통을 틔워줄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신중론도 있습니다. 한은 내부에서는 여전히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을 주시해야 한다”며 섣부른 인하에 경계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자칫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원화 약세,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경기부양 필요성이 더 크다는 쪽으로 저울추가 기운 상황입니다.
29일 금통위 회의 결과는 한국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단순한 0.25%포인트 인하로 끝날지, 하반기 연속 인하의 신호탄이 될지는 이번 회의의 의사록과 이창용 총재의 발언에서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의 눈과 귀가 모두 한국은행으로 쏠리는 지금, 투자자와 기업, 가계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