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는 대구·부산·울산, 여전히 냉각된 부동산 시장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구·부산·울산 등 지방 광역시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특히 대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은 ▲지속적인 금리 부담 ▲공급 과잉 ▲인구 감소 ▲지역 경기 둔화 등으로 분석된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 시장은 여전히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으며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1. 대구·부산·울산, 미분양 증가세 지속
대구, 부산, 울산의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1) 대구: 미분양의 '직격탄'
대구는 최근 몇 년간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미분양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1만 가구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국 최상위권 수준이다.
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과잉 때문이다. 2019~2021년 사이 부동산 호황기에 대구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또한, 대구는 수도권과 달리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매수 심리가 더욱 악화됐다. 일자리가 많은 젊은 층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아파트 수요가 줄었고, 그 결과 미분양 해소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2) 부산: 일부 지역은 반등, 그러나 미분양 여전
부산은 최근 해운대·수영·남구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도 서부산권(사하구·강서구 등)과 일부 신도시 지역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 미분양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해운대 등 특정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지만, 부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하다는 점이다. 주요 중심지의 아파트는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비인기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3) 울산: 조선업 회복에도 부동산 시장은 냉각
울산은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최근 글로벌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인해 울산 지역 경제는 다소 활력을 찾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울산은 주택 공급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아 특정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남구와 북구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다.
또한, 울산은 여전히 ‘실수요 중심’ 시장이기 때문에 수도권과 달리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매수세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원인
1) 금리 부담 여전
대구·부산·울산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고금리 기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금리 부담이 여전히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지방에서는 전세 시장이 안정된 편이기 때문에 굳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적다. 이에 따라 미분양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2) 공급 과잉 문제
특히 대구의 경우, 공급 과잉이 가장 큰 문제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대구에서는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진행됐고, 이후 시장이 식으면서 대량 미분양이 발생했다.
부산과 울산 역시 특정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급이 많아도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가격 하락과 미분양 증가가 불가피하다.
3)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둔화
대구와 울산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울산은 조선업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과거처럼 인구 유입이 활발하지 않다. 대구 역시 IT·스타트업 같은 고소득 일자리보다 전통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젊은 층의 서울·수도권 이탈이 심하다.
3. 앞으로의 전망: 미분양 해소 가능할까?
대구·부산·울산의 미분양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의 정책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추가적인 대출 규제 완화나 세제 지원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일부 실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다. 이미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난 지역에서는 단기간 내 가격 반등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구·부산·울산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려면, 일정 수준의 가격 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지방 부동산 시장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구·부산·울산과 같은 지방 시장은 여전히 냉각된 상태다. 특히 대구는 미분양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며, 부산과 울산 역시 지역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지방 부동산 투자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미분양 해소 속도, 지역 경제 전망, 공급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대구·부산·울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금리 인하 여부, 정책 변화, 지역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