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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열풍에 신용대출 급증…45개월 만에 1조원 돌파, 가계부채 경고등

mellow7 2025. 5. 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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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대출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45개월 만에 신용대출 증가액이 월 1조 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며 금융당국과 시장 모두 긴장하고 있다.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 투자 열기가 다시 불붙으면서 빚을 지고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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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 1,200억 원 증가했다. 2019년 7월 이후 45개월 만에 월간 증가액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반등 기대감, 부동산 규제 완화,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가 맞물리며 빚투 수요가 다시 폭발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2030 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다시 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적은 자본으로 레버리지를 최대화해 투자 수익을 노리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MZ세대의 신용대출 신규 건수는 전월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연이어 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주식·코인 등 고위험 투자로 흘러가는 흐름이 심상치 않다”며 “향후 대출 총량 관리, 고위험 차주 규제 강화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빚을 낸 투자금이 반드시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고, 미국의 기준금리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리스크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빚을 내 투자한 뒤 손실을 보게 되면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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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출금리 인상 압박은 시작됐다. 은행들은 최근 조달비용 상승 등을 반영해 신용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했다. 현재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4.8~6.5% 수준으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취약 차주의 상환 리스크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대출 수요도 적지 않다. 한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에 매출 회복은 더딘데, 운영자금을 버티기 위해 신용대출에 의존하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뿐 아니라 영세사업자들의 신용대출 증가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신용대출 급증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 금융투자 열기,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장기적 구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와 경기 활성화라는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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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일단 대출 관리 강화 메시지를 내면서도, 시장 충격을 우려해 직접적 규제보다는 ‘핀셋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고위험 차주, 다중채무자 중심의 제한적 조치를 우선 도입하고, 전반적 대출 규제는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신용대출 급증은 한국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신호다. 투자 수익을 향한 개인들의 욕망, 경기 회복을 기다리며 늘어나는 레버리지, 그리고 이를 관리하려는 정부의 고민이 얽혀 있다. 전문가들은 “빚투 열풍이 단기적일지, 더 큰 부채 위기의 전조일지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에 달려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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