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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알짜 매각해 '현금 방파제' 구축...리밸런싱에 속도 낸다"

mellow7 2025. 4.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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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변하고 있다.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쪽으로. 최근 LG는 보유 중이던 '알짜' 자산들을 과감히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금 방파제'를 두텁게 쌓아 외부 충격을 대비하고, 동시에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리밸런싱하는 전략이다. 국내 4대 그룹 중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날카롭게 움직이는 흐름이다.

최근 LG는 그룹 내 주요 비핵심 자산을 잇달아 매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전자·LG이노텍이 보유하고 있던 강남권 핵심 부동산 매각이다. 2024년 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 LG 소유 건물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이듬해 초에는 1조 원대 매각이 성사됐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지분 일부를 정리하며,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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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LG화학도 2차전지 소재 분야를 제외한 일부 저수익 사업을 매각하거나 분할하는 작업에 나섰다. LG유플러스 역시 비핵심 자회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일부 지분도 매각 후보에 오르면서 LG 전반에 걸쳐 '현금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왜 지금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저성장이라는 3중 압박 속에서, 대기업조차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산업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존 캐시카우만으로는 충분한 투자 여력이 나오지 않게 됐다.

LG그룹은 오래전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왔다. 과거 하이엔지니어링, 쌍용양회, LG CNS 일부 지분 등을 과감히 매각하며 핵심 사업에만 자원을 집중했다. 이번 리밸런싱 역시 이 같은 LG식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다. 알짜 자산이라도 미래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털어내고, 이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차세대 성장산업에 베팅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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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G는 확보한 현금을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바이오테크, AI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공격적으로 재투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에 수조 원을 추가 투자했고, LG화학은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 강화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LG가 단순히 "돈만 쌓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방어적 현금확보를 넘어, 적극적 '전략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금+신성장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마련하려는 고차원적 포석이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현금 방파제 전략'이라 부른다. 대외 충격이 닥쳐도 단기 유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기회가 오면 빠르게 투자할 수 있는 체질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LG그룹은 2025년 1분기 말 기준,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이 40조 원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사업구조 슬림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직 간소화'와 '프로세스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는 중복투자 방지를 위한 CVC(사내벤처 투자회사) 활용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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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리밸런싱'은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알짜 자산을 매각해 당장의 수익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크고 견고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셈이다. LG그룹은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동시에, 미래 산업 지형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요약하면, LG그룹은 지금 "지키면서 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판을 새로 짜고 있다. 현금 방파제를 쌓으면서, 동시에 리밸런싱을 통해 차세대 산업에 투자하는 이중 전략이다.

글로벌 경제의 격랑 속에서, LG그룹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성장 드라마는 이제 막 시작됐다. 조용하지만 강한 LG식 리밸런싱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 있게 지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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