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미국 신뢰 흔들" 경고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발언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그 여파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점점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기축통화 지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달러가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의 정책 일관성과 경제 안정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와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되면 중국, 유럽, 멕시코를 상대로 강력한 관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수입품에 최대 60%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이 구상은 단순한 무역조정이 아닌 ‘전면전’ 수준의 관세폭탄이다. 이 발언은 곧바로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특히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달러 약세가 단기적인 환율 조정이 아니라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의 반영이라고 분석한다. 즉, 트럼프의 발언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세계 경제의 룰메이커가 아니라 혼란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된 것이다. 특히 보호무역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하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ATM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통해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압박과 자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동맹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에 불확실성을 던지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IMF 회의에서도 “미국 경제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글로벌 시장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달러 약세는 미국 입장에서도 복잡한 결과를 초래한다. 수출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중국, 일본, 중동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이들 국가가 달러의 신뢰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미국의 재정 운용에도 부담이 커진다.
이미 일부 국가는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디달러라이제이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은 공동결제 시스템 구축을 논의 중이며, 아랍권과 중국은 석유 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을 강화할수록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국내 정치적 인기와 단기적 제조업 보호에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신뢰를 갉아먹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특히 “세계의 돈이 모이는 미국”이라는 기축통화 프리미엄은 일관된 외교, 예측 가능한 경제 정책, 강한 법치 기반 위에 세워진 것이다. 관세폭탄과 고립주의는 이런 프리미엄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뉴욕의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달러 약세는 단지 환율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정치 리스크를 반영하는 ‘투자 경고등’”이라며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달러의 안정성에 의문부호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트럼프 재집권 시 달러 약세가 지속되며, 금, 유로, 위안화 등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결국 이번 달러 약세 현상은 단기적인 외환 흐름이 아니라, “미국이 믿을 수 있는 리더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국제사회가 던지기 시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촉발점은 바로,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언이다. 세계는 지금, 다시 등장한 트럼프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