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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캐즘 넘는다” LG엔솔, ESS 수주전 역대급 질주

mellow7 2025. 4. 1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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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배터리 기업은 많다. 하지만 ESS에서 세계를 거머쥘 기업은 단 하나다.”

이 한마디로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행보를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했던 LG엔솔이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시장에서 대형 수주를 연달아 따내며, ‘10조 캐즘 돌파’라는 중대한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ESS란 간단히 말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다시 공급하는 장치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핵심 솔루션이자, 전 세계 탈탄소 흐름 속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분야다. LG엔솔은 이 분야의 글로벌 수요 증가를 미리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LG엔솔은 미국 최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비스트라(Vista)와 약 2조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이를 포함해 올해만 벌써 4조원 이상의 ESS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도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간 10조원 수주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

LG엔솔이 ESS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에는 기술력과 안전성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ESS는 단순히 배터리를 많이 넣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저장하고 방전하는 과정에서 화재나 폭발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큰 관건이다. LG엔솔은 고유의 열 관리 기술과 내화 설계,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최적화 역량으로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ESS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본격 가동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LG엔솔 ESS 공략의 전초기지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장수명이라는 특성 덕분에 미국 내 대형 전력사들의 주문이 몰리고 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북미 현지 생산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LG엔솔이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토탈 ESS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모듈과 팩은 물론, 시스템 통합(SI), 운용 솔루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통해 마진 확대와 장기 파트너십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48GWh였으나, 2030년에는 362GWh로 7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는다. 이 급팽창하는 시장에서 LG엔솔의 현재 점유율은 약 25%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LG엔솔이 향후 5년 내 ESS 부문에서만 매출 20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엔솔의 공격적 행보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ESS 수주가 본격화되면 LG엔솔의 기업가치는 다시 우상향 곡선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전기차 배터리 중심의 매출 구조가 일정한 한계를 드러낸 만큼, ESS라는 ‘제2 성장축’이 투자자에게는 새 희망으로 읽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다. CATL 등 중국 ESS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유럽, 동남아 시장에서는 이미 일부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엔솔은 ‘고안전성 + 현지화 생산 + 장기 서비스’라는 차별 전략으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변수는 소재다. ESS용 배터리도 전기차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리튬, 니켈, 망간 등 원자재 확보가 중요하다. LG엔솔은 북미, 호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자원국과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원가 절감과 안정적 조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전개 중이다.

결국 LG엔솔의 ESS 10조 수주 달성 여부는 단기 실적을 넘어, 이 회사의 미래 비전과 경쟁력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단순히 ‘잘 만든 배터리’를 파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어떻게 저장하고,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 것인가'가 산업의 본질이 되고 있다.

ESS는 단순한 배터리 산업이 아니다.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가능하게 하고,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며, 탄소중립이라는 인류의 과제를 현실로 만드는 핵심이다.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 그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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