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같이 경제 공부/■ 뉴스 및 이슈

50만 원 드론이 유도미사일로”…국방 테크에 ‘큰장’ 섰다

제리비단 2025. 4. 9. 09:54
728x90
반응형
SMALL

불과 50만 원짜리 상용 드론이 수억 원짜리 유도미사일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이 ‘게임 체인저’는 국방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민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방위산업 혁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군사 기술의 ‘민간화’와 동시에, 민간 기술의 ‘군사화’가 가속화되며 국방 테크놀로지 분야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2025 국방 신기술 전시회’에서는 저가 드론에 유도기능을 탑재한 ‘자폭 드론’ 기술이 공개돼 큰 관심을 모았다. 한 중소 스타트업이 개발한 이 기술은,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50만 원 수준의 소형 드론에 열영상 센서와 소형 폭약, GPS 기반 유도 시스템을 장착해 정밀 타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실험에서는 고정된 목표물은 물론, 움직이는 차량에도 높은 명중률을 기록하며 기존 무기 체계를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드론 무기는 단가가 1억 원을 훌쩍 넘는 기존 유도미사일보다 수십 배 저렴할 뿐 아니라, 제작과 운용,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전면전을 가정한 대규모 작전보다는, 국지전·비대칭 전력·게릴라전 양상에 최적화된 무기 체계로 평가된다. 이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가자지구 전장에서 저가 드론의 위력이 입증되면서, 세계 각국은 드론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방위산업이 기존의 대기업 중심 구조에서 민간 테크 기업과의 협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국방 R&D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드론, AI, 로봇, 위성, 사이버 방어 등 첨단 기술을 무기 체계에 융합하는 프로젝트가 다수 추진되고 있으며, 국방부는 ‘디펜스 테크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민군 협력 체계를 구축 중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공동으로 ‘국방 스타트업 육성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초기 연구개발을 국방 예산으로 지원하고, 성공 시 군 시범운영을 거쳐 수출까지 연결하는 일종의 ‘국방 기술 벤처 캐피털’ 체계다. 기존의 군 중심 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개방형 혁신과 시장 중심의 기술 채택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변화는 방산 수출 구조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주로 전차, 자주포, 전투기 등 대규모 플랫폼 중심으로 수출해왔지만, 앞으로는 소형 드론, 레이더 센서, AI 기반 조기경보 시스템 등 모듈형 국방 기술이 수출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동, 동남아,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저비용 고효율’ 전력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우려도 있다. 소형 드론 기술이 확산되면서 테러나 사이버 위협 등 비군사적 목적의 악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방 당국은 기술 확산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대응 체계, 즉 ‘안티 드론’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이저 요격 시스템, 전자전 차단 장비, 인공지능 기반 위협 식별 시스템 등이 주요 대응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력의 양적 우위보다, 기술력의 질적 우위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며 “국방 분야에서도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 즉, 기술이 전쟁의 방식은 물론, 방위산업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제 50만 원 드론이 단순한 취미용 장비가 아니라, 전장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방 테크, 그 거대한 시장의 문이 열렸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