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협상 기조 전환 시사…“한국·일본 등 동맹국 우선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그의 경제 및 외교 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무역협상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트럼프의 발언에 따르면, 그는 향후 무역협상에서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국제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워 여러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고, 다자간 무역보다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기조를 보였다. 그 결과, 미국은 다수의 기존 협정에서 탈퇴하거나 개정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긴장 국면을 겪었다. 특히 2018년에는 한국과의 FTA 개정을 요구하며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압박을 가하는 등 실리 중심의 외교가 펼쳐졌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친구들을 더 잘 대우해야 한다”며 “한국, 일본, 유럽과 같은 오랜 동맹국들과의 협상에서 이들을 적대적으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는 기존의 공격적인 무역 압박 기조에서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가 재집권을 염두에 두고 동맹 복원과 협력 강화를 통한 국제 신뢰 회복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한국과 일본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두 국가는 각각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과 밀접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더욱 긴밀한 경제 안보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을 ‘우선 협상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기존의 무역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미국과의 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유리한 입장을 선점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트럼프 특유의 즉흥적 발언과 정책 일관성 부족을 지적하며, 그의 정치적 메시지를 그대로 정책적 방향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미 의회와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무역 환경 속에서 트럼프의 의지만으로 모든 협상이 좌우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동맹국과의 관계 재정립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그의 무역 정책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변화하는 미 대외정책 기조에 주목하며, 전략적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