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한 달 만에 ‘100만 관중’…올해 프로야구, 진짜 불 붙었다
2025년 봄, 한국 야구가 다시 뜨겁다. 올 시즌 KBO 리그는 개막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관중 100만 명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다. 아직 4월 초인데도 야구장 열기는 한여름을 방불케 하고, 야구팬들의 발길은 다시 ‘직관’으로 향하고 있다.
KBO에 따르면, 3월 23일 개막 이후 불과 보름 남짓 만에 누적 관중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보다 약 5일 이상 앞당겨진 기록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 수준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이 속도라면 올 시즌 전체 관중 900만 명 돌파도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올봄 야구 열풍의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팬들의 관심을 끌어당긴 ‘초반 명승부’**가 있었다.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 SSG와 롯데의 전통의 더비 매치업, 그리고 NC·KIA의 깜짝 선두권 경쟁까지… 경기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예상치 못한 이변이 연이어 터지며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른바 ‘순위표의 요동’은 언제나 관중을 자극하는 최고의 드라마다.
또한 젊어진 스타플레이어들과 베테랑의 공존도 흥행 요인이다. 고교 시절부터 화제를 모은 신인 선수들이 빠르게 1군 무대에 안착하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고, 여전히 건재한 베테랑들이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전 세대의 팬들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10대와 50대가 같은 선수에게 열광하는 풍경은 야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구단들은 올 시즌부터 다양한 테마데이, 굿즈, 할인 이벤트를 강화했다. 가족 단위 관중을 겨냥한 키즈 데이, 2030 여성 팬을 위한 '직관 인증 이벤트',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한 사인회 등 현장 체험형 이벤트가 많아지며, 야구장이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야구장의 시설 개선이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전광판과 좌석을 업그레이드했고, 창원 NC파크는 가족석과 키즈존을 확대해 관람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올해 들어 각 구단은 ‘야구장 푸드트럭 존’이나 ‘맥주 페스티벌’ 등 복합 문화 요소도 도입해, 팬들이 경기 외적인 즐길 거리까지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 전반의 ‘리오프닝 완전 정착’도 영향을 미쳤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거리두기 없이 응원과 함성이 자유로워지면서 팬들은 3년간 억눌렸던 응원 본능을 다시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 응원단의 등장, 치어리더의 무대, 단체 응원가가 울려 퍼지는 야구장은 다시 ‘축제의 장’으로 돌아왔다.
물론 관중 증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구단의 지역 마케팅 부족, 주차 문제, 표 예매 시스템 등은 여전히 팬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올해 KBO 리그는 흥행과 콘텐츠, 현장 경험 모두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BO 관계자는 “100만 관중 돌파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다시 야구가 대중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라며, “올해는 선수, 팬, 구단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즌은 막 초입일 뿐이다. 아직 수많은 경기가 남아 있고, 관중석을 가득 채울 수많은 스토리도 기다리고 있다. 다가올 여름, 플레이오프, 그리고 가을야구까지… 올해 야구는, 시작부터 확실히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