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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스의 나라’ 일본, AI 허브로 탈바꿈…SW 개발사에 파격 인센티브 쏟아진다

mellow7 2025. 4. 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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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일본이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전방위 투자에 나섰다. 정부 주도의 디지털 개혁과 민간 주도 혁신이 맞물리면서, 도쿄를 중심으로 한 AI·소프트웨어 산업 허브 구축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2024년을 기점으로 AI 스타트업 및 소프트웨어(SW) 개발사를 대상으로 세금 감면, 거점 오피스 제공, 연구비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목적은 명확하다. “잃어버린 30년”을 끝내고, 디지털·AI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을 재건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도쿄 인근의 ‘도시바 구 본사 부지’와 오사카 중심부에 조성 중인 ‘AI 특구’ 프로젝트다. 이 지역은 전기·전자 산업의 핵심 거점이었던 곳이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기반 AI 개발소, 자연어처리(NLP) 연구소, 그리고 글로벌 개발자 센터로 재편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지역에 입주한 SW 기업에 대해 최대 5년간 법인세 50% 감면, 해외 인재 비자 절차 간소화, 고속 통신 인프라 무상 제공 등 과감한 정책을 도입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전통 제조업에 치우친 산업 구조를 혁신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일본 재도약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국가안보적 중요성과 노동력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AI 자동화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이는 곧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의료, 금융, 물류 등 규제가 강했던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일본 내 스타트업 투자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적이던 일본의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최근 들어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으며, 정부 산하 ‘스타트업 100배 프로젝트’는 AI 기반 기술기업에 집중 투자 중이다. 지난해 일본 스타트업 투자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엔(약 9조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NVIDIA) 등은 일본 내 AI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계 대기업들과의 합작 프로젝트도 속속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은 데이터 주권과 보안 이슈에서 미국·중국과는 다른 ‘중립 지대’로 여겨지며, 아시아 AI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여전히 일부 관료조직에서 팩스, 수기 행정 등 아날로그 관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행정개혁 추진과 함께, ‘종이 없는 정부’를 위한 디지털청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이미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민간에서 먼저 변화를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민관 병행 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과거 기술대국의 유산과 인프라, 풍부한 연구 인력을 갖춘 국가”라며 “기존의 느린 변화 속도만 극복한다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 IT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도쿄나 오사카에 개발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일본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국내 AI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일본은 자금력과 시장이 탄탄하고, 최근에는 규제도 유연해졌다”며 “이제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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