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쿠팡처럼 진화한다…‘가락시장 물류기지화’ 본격 시동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장, 이름만 들어도 수많은 상인들과 새벽을 밝히는 활기찬 도매시장이 떠오르죠.
하지만 이 전통시장이 이제 단순한 농수산물 집결지를 넘어서, ‘쿠팡형 물류 거점’으로 진화하려는 대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가락시장 현대화 2단계 계획에 따르면, 가락시장은 앞으로 단순한 오프라인 유통의 장이 아닌, 온라인 유통까지 아우르는 첨단 물류 기지로 변모할 예정입니다. 즉, **"전통시장과 디지털 물류센터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왜 이런 변화가 필요할까요?
그동안 가락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유통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신선식품 온라인 수요는 급증했지만, 가락시장 기반의 유통은 여전히 수기 주문, 전화 발주 등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었죠.
반면 쿠팡, 마켓컬리 등은 물류 혁신을 통해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라는 새 시장을 창출했고, 소비자들도 점점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가락시장도 달라집니다.
서울시는 가락시장 내 물류자동화 시스템, 콜드체인 인프라,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해,
상인들이 직접 물류창고와 배송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에요.
이를 통해 새벽배송, 당일배송, 식자재 B2B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실현하고, ‘도심형 풀필먼트 센터’ 기능까지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단순히 대기업 물류를 유치하는 게 아니라, 기존 중소상인, 농어민, 소규모 유통업자들과 상생하는 구조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전통시장 상인이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을 등록하고, 입점업체가 자동 물류 프로세스를 통해 배송까지 완료할 수 있다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었던 유통 구조가 혁신적으로 바뀌게 되겠죠.
게다가 이 모델은 지역경제에도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역 농산물 생산자들이 유통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직접 가락시장 기반의 디지털 유통망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구조거든요.
중간 마진을 줄이고, 더 많은 수익이 생산자와 상인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현재 가락시장에는 하루 2만 대 이상의 차량이 드나들고, 전국 농수산물의 30% 이상이 이곳을 거칩니다.
이런 인프라에 디지털과 자동화를 입히면, 서울 동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도심 물류 허브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과제도 있습니다.
기존 상인들과의 이해 조율, 물류 시스템 초기 투자비용, 온라인화에 따른 소상공인 교육과 적응 문제 등이죠.
하지만 서울시는 단계별 도입과 시범 운영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리하자면,
가락시장은 이제 단순히 ‘팔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도심 물류의 심장”**이 되려는 야심찬 도전에 나섰습니다.
쿠팡이 신선식품 유통의 혁신을 이끌었다면, 가락시장은 전통시장과 디지털 풀필먼트의 융합 모델로 또 다른 혁신을 준비 중인 셈입니다.
과연 이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전통과 기술이 만나는 이 전환의 현장을 주목해볼 만한 시점입니다.